월요일은 러시아워가 유난히 지독해서 아예 집에서 일찍 나오곤 한다.

한 5시 40분쯤 나오면 날은 깜깜하고 차가운 새벽바람이 부는데 그래도 뭔가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어서 나쁘지 않다.

지하철역에는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앉아서 올 수 있는 게 어디야..

동작 부근을 지나며 서울 동쪽에서 뜨는 해를 바라보고 학교에 도착하면 아침이 밝아있다.

연구실은 동쪽으로 창이 나있는데, 동쪽에는 아현동 언덕이 자리잡고 있고 저 멀리에는 남산타워가 보인다.

아현동 너머로 해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어두웠던 연구실은 불을 켜지 않아도 아침 햇살로 그윽해진다.

그리고 챙겨온 간식이나 따끈한 차를 마시면서 일주일을 시작하면, 썩 나쁘지 않다.

이럴 때는 소설이나 아니면 의욕을 팍팍 자극하는 책을 읽으면 좋은데, 이번 가을 이후로 나는 니체를 잡고 있다.

책을 펼치고 평균율을 들으면서 맞이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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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동,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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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책상..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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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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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서울에서 조금 먼 관계로 출퇴근을 위해 매일 약간은 먼 길을 가곤 한다.

강서구에 머무는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하철을 타는데, 그때마다 나는 사람들을 보며 이 노래를 떠올린다.

외로운 사람들. 

서로 알아볼 수도 없고 천만명 중의 하나라는 정도의 존엄성밖에 가질 수 없는 외로운 사람들.

지친 육신때문에 많은 순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꿈이 자리에 앉는 게 되어버리는 외로운 사람들.

그들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걸까



Eleanor Rigby 

-Beatles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Eleanor Rigby picks up the rice in the church where a wedding has been, 
Lives in a dream 
Waits at the window, wearing the face that she keeps in a jar by the door 
Who is it for?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Father Mckenzie writing the words of a sermon that no one will hear 
No one comes near. 
Look at him working, darning his socks in the night when there's nobody there 
What does he care?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Eleanor Rigby died in the church and was buried along with her name 
Nobody came 
Father Mckenzie wiping the dirt from his hands as he walks from the grave
No one was saved 

All the lonely people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All the lonely people (ah, look at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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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경복궁.

올해는 기후가 안 좋아서 단풍이 썩 이쁘게 들지 않았는데, 미국사는 친구 덕분에 대신 경복궁에 가게 되었다.

날씨는 정말 기가 막혔지만, 조선의 수도인지 중화민국의 수도인지... 오래전에 왔을 땐 일본인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한족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마치 중화민족의 옛도성같았다... 뭐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고..


아직 K-5를 집은지 얼마 안 되어서 프리셋이 손에 익지 안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리버설 필름 모드를 많이 썼는데, LCD로 볼 때와는 다르게 지나치게 콘트라스트가 높고, 특히 명부계조가 아주 뒤져버리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 죄다 로우로 찍어서(그러나 용량이 상당하다) 다른 모드로 전환할 수 있었지만, 각 모드를 손에 익히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한편 기존에 사용하던 K-7과는 확실히 신뢰도에서 차이가 컸다. 이미지가 망해도 정도가 있지.. 

물론 K-7을 나는 사랑하지만, K-5는 보다 더 나은 신뢰도를 주는 바디임에는 틀림없다.

아래는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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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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