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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박물관을 봐서 그런가, 매일같이 내러티브에 대한 논문들을 보고 있어서 그런가, 나도 ~를 전시한다 이런 글을 왠지 써보고 싶었다. 

이게 다 가을바람이 소슬하게 불어서 그래. 


 

목걸이? 펜던트? 여튼 이 물고기모양 펜던트를 산 건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자이살메르 혹은 바라나시였으리라. 

이 사진을 찍은 건 바라나시를 떠나기 거의 직전에, 저 파란 방은 겅가강가의 가트 바로 위에 위치한 비슈누 게스트하우스였던 걸로 기억한다. 

인도에서 쓸데없는 쇼핑을 참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저 펜던트는 꽤 각별하게 아꼈던 기억이 있다. 저거랑 동그랗게 펼치는 부채가 있었는데, 그 두 개를 조제에게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얼마였더라, 한 120루피 정도 하지 않았나 싶다. 아닌가, 루피에 대한 감각도 많이 희박해졌네. 

지금 보니 사실 평소에 목에 매고 다니기에는 좀 크고 부담스러워보인다. 그래도 주렁주렁 목에 팔에 뭔가를 매달고 다니고 싶었나보다. 

왜 조제에게 저 선물을 주고 싶었냐면은, <조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모텔에서의 하룻밤에서 조제가 바닷속에서의 고독을 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영화때문인지, 아니면 외양때문일지는 몰라도 나는 조제가 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비록 육지에서 쓸 수 있는 다리는 없지만 물속에서는 우리보다도 자유롭게 다닐 거라는.. 

그러나 저 선물이 조제에게 전달되는 일은 없었는데, 우선 저 펜던트는 아주 허접한 고무줄로 묶여있었기 때문에 험악한 여정 속에서 끈이 풀어져서 흩어져버렸고, 부채는 여행 마지막 델리에서 누군가 훔쳐갔기 때문이었다. 


다소 식상한 멘트지만, 여기, 조제에게 주고자 했던 선물 하나를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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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생소한 일이지만, 무덤이 없는 사회도 있다. 사실 매장이라는 풍속은 많은 자원의 소모를 유발한다. 예전에 화장을 장려하면서 한국처럼 묘를 쓰다보면 언젠가 전 국토가 묘지로 변하리라던 광고를 기억해보라. 물론 그런 일은 없을테지만, 매장이라는 풍속이 꼭 절대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인도인들은 그랬다. 아니, 힌두교도들은 그러했다. 돈이 있든 없든, 장작을 사서 가트에 가서 시신을 태운 다음에 겅가 강에 그 재와 (장작 살 돈이 부족한 자들의 경우에는 타다 남은) 시신을 강에 떠내려보내곤 했다. 아주 보편적으로 화장을 하는 이유로 힌두스탄에서는 힌디들의 묘역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그와 대비해서 이슬람교도들은 매장을 택하고, 경우에 따라선 굉장히 화려하게 묘역을 만드는 경우들이 많다. 그리고 곳곳에 있는 성자들의 묘역은 참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도 여행을 하면서 가장 흡족했던 순간은 종교적 차이로 인해 생겨난 관습의 차이를 발견하는 순간들이다. 더 넓게는 문화의 차이를 한 나라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인도여행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저 묘지가 있는 스리나가르는 오랫동안 이슬람의 영향 아래 있었고, 무갈 제국이 인도로 남하하는데 본거지의 역할을 한 지역이기도 해서 인도와의 동질성이 가장 부족한 지역이기도 하다. 많은 힌디들이, 힌두스타니들이 카쉬미르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하면서도 그곳 주민들에 대해선 파키스탄의 첩자라거나 혹은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부족한 사람들로 바라보는데는 뭐 역사적인 과정도 한 몫 했겠지만 저런 문화적인 차이에서 받는 충격 역시도 뺴놓을 수 없을 게다.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다른 역사,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자신과 같은 국적을 가진 이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여행객에게는 즐겁지만, 그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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