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베이징에 단체관광을 갔던 것을 빼면 해외에는, 특히 배낭여행은 내게 처음인지라
짐을 쌀 때 얼마나 고민되었던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중요한 짐은 놓고 오고 쓸데없는 짐들만 너무 많았던 것 같아. 여행떠날때 짐을 뭐뭐 쌌나 찍어둘라고 했는데 급하게 부랴부랴 나오는 바람에 생략.
방콕을 경유해서 가기 때문에 티켓이 두장.
여러가지 모드를 고를 수 있다.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아바타부터 시작해서 도착할 때까지 스트레이트로 영화만 질렀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이것저것 모드를 고르다 그냥 노래를 들었던 것 같다.
mp3는 여행을 위해 범용 전지를 사용하는 아이리버 옛날 mp3로 가져갔다.
"..막 대만을 지나 비행기는 다시 망망대해로 들어섰다. 에메랄드빛의 선명한 바다. 눈꺼풀이 움찔움찔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오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방콕까지 한시간 반. 고도 10368m, 830km/h, 바깥온도는 영하 42도씨, 100km/h로 불어오는 바람을 헤어나가고 있다."
상당히 넓고 많은 쇼핑가가 있다. 아래로는 방콕공항의 풍경.
지금 생각해보니 방콕공항에서 본 인도사람들, 굉장히 깔끔하다.
1시간이었나, 2시간을 연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게이트로 들어서는 순간 강렬하게 신경을 자극하는 냄새. 내가 계속 '인도냄새'라고 기억하고 있는 강렬한 향이 게이트 전체에서 뿜어나오고 있었다. 나는 이 순간 내가 정말 인도로 가고 있구나, 실감했다. 인도인에 대한 첫인상을 그때는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
"인도인들은 태국인들보다 자신감있고 개성있다. 키가 크고 피부색과 수염 모두 짙다. 그리고 코가 길다......."
이땐 인도인들에 대해서 코딱지만큼도 몰랐다. 내가 자신감, 개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의 실체와 직접 맞닥뜨렸을 때 느꼈던 놀라움. 난 그때까지도 한국에서 뻗어나간 어느 길의 연장에 서있었던 셈이다. 그 길이 아주 다른 세상으로 향한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인도의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인도인들이 왁자지껄 술파티를 벌이던 뭄바이행 비행기에서조차도 나는 내가 어느 세계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지 못했다. 그 세계는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내게 그 거대한 실체의 작은 조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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