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박물관을 봐서 그런가, 매일같이 내러티브에 대한 논문들을 보고 있어서 그런가, 나도 ~를 전시한다 이런 글을 왠지 써보고 싶었다. 

이게 다 가을바람이 소슬하게 불어서 그래. 


 

목걸이? 펜던트? 여튼 이 물고기모양 펜던트를 산 건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자이살메르 혹은 바라나시였으리라. 

이 사진을 찍은 건 바라나시를 떠나기 거의 직전에, 저 파란 방은 겅가강가의 가트 바로 위에 위치한 비슈누 게스트하우스였던 걸로 기억한다. 

인도에서 쓸데없는 쇼핑을 참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저 펜던트는 꽤 각별하게 아꼈던 기억이 있다. 저거랑 동그랗게 펼치는 부채가 있었는데, 그 두 개를 조제에게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얼마였더라, 한 120루피 정도 하지 않았나 싶다. 아닌가, 루피에 대한 감각도 많이 희박해졌네. 

지금 보니 사실 평소에 목에 매고 다니기에는 좀 크고 부담스러워보인다. 그래도 주렁주렁 목에 팔에 뭔가를 매달고 다니고 싶었나보다. 

왜 조제에게 저 선물을 주고 싶었냐면은, <조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모텔에서의 하룻밤에서 조제가 바닷속에서의 고독을 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 영화때문인지, 아니면 외양때문일지는 몰라도 나는 조제가 인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비록 육지에서 쓸 수 있는 다리는 없지만 물속에서는 우리보다도 자유롭게 다닐 거라는.. 

그러나 저 선물이 조제에게 전달되는 일은 없었는데, 우선 저 펜던트는 아주 허접한 고무줄로 묶여있었기 때문에 험악한 여정 속에서 끈이 풀어져서 흩어져버렸고, 부채는 여행 마지막 델리에서 누군가 훔쳐갔기 때문이었다. 


다소 식상한 멘트지만, 여기, 조제에게 주고자 했던 선물 하나를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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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닥의 수도 레Leh에서 북쪽에 있는 누브라 밸리Nubra Valley(언제가는 꼭 가고싶은 그곳!!)로 넘어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길'로 유명한 도로이다. 18380ft, 그러니까 대략 5600m정도 되는 언덕을 넘어가는 길인셈.
물론 레의 고도가 3600m정도 되니 대략 2000m 정도 올라가는 도로(사실 그 높이도 대단하다;)라고 보면 될 것이다.
살다가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경험이라 무척 걱정했는데 다행히 레에서 고지에 대한 적응이 거의 완벽하게 끝난 모양이었는지 올라가서는 높은 공기가 무척 상쾌하다는 느낌만 받고(사실 좀 울렁거리긴 했다) 내려왔다.
자전거를 싣고 올라가서 약 2000m정도를 그 길을 타고 쭉 내려오는 건데
사실 조금 위험하다. 낭떠러지 길에 가드레일 하나 세워놨는데, 산 위에서 쌓인 눈때문에 곳곳에 시내가 흐르고 길이 무척 질펀거려서 한 번 까딱하면 바로 황천길로... 사실 내가 브레이크를 한 번 잘못 밟아서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한 아찔한 경험이 있어서.....
하지만 무척이나 짜릿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단편적으로 인도에서 찍은 사진과 그 경험에 대해서 올려보고자 한다.
일대기적으로 여행을 기록하는 것보단 사건이나 지명, 그리고 인상 위주로 여행에서의 기억을 정리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내년에 인도여행을 다시 갈 수 있을지, 그리고 라닥을 다시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있는 동안에 다 정리를 해두기로 결심한다.

*

까르둥 라, 18380 ft.
인도애들은 여기 올라와서 눈썰매타느라 정신없다.
*

무척이나 가까워보이던 태양
*

눈으로 덮힌 절벽
*

까르둥라 정상부근. 당시 5월말이었는데 온통 눈으로 덮혀있다.
저 눈들이 녹아 흐르는 물을 라닥사람들은 농업용수로 이용한다.
*

고개의 능선을 가로지르며 오르는 형태를 띄고 있다.
라닥에서 정상까지 4시간정도 소요되었다.
중간에 검문소문제때문에 약 2시간을 더 대기해야 했는데
라닥은 군사분쟁지역이기 때문에 누브라 밸리나 판공 초 같은 지역을 가기 위해선 대행을 통해 허가서를 받아야만 한다.

(2010년 5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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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건형님이 찍어주신 사진들.. (형님 보고싶다!)
으, 빨리 정리해서 형님한테도 보내드려야될텐데!!!
그러고보니 내 블로그에 내 사진올리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왠지 블로그는 나 아닌 사람처럼 운영하고 싶었는데..

















나도 참 특이한 놈이었구나 싶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라. 미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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