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을 들은 청자들의 반응을 보여주는듯한 커버아트. 핥짝핥짝?!!? 마이쪙?!



농담이고 이 앨범은 정말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냥 딱 그래서 다른 말이 필요하지 않을 성 싶다.

물론 단순히 이쁘기만 했다면 우리는 그런 음악을 수도 없이 댈 수 있겠지만, 이 앨범은 시대를 넘어서서 세련되었다.

폴이 이 앨범을 듣고 쇼크먹어서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를 만든건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그 쇼크가 무엇이냐면 이 앨범이 소위말해 '사운드'가 죽여주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녹음실로 들어가기 이전의 비틀즈, 그리고 비치 보이즈의 시대에 대중음악의 역할은 공연자에 강조점이 찍혀있었다.

그러나 무슨 계기였는지는 몰라도 비틀즈와 비치보이즈는 대중음악을 넘어선 대중음악을 하고 싶었나보다. 그들은 공연장을 떠나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상기하자 이 시대에는 이펙트를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스튜디오 앨범들은 갖가지 실험적 기법들이 행해지는 소리의 실험실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연금술 비스무리한 작업들에서 탄생한 이 앨범의 사운드는 '단지 60년대'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너무 세련되지만 

또 단지 싸이키델릭하다거나 일렉트로닉하다기엔 향수를 자아내는 낡은 냄새가 난다. 내력있는 악기에서 나는 고급스럽게 낡은 그런 소리 말이다.





이 노래가 제일 유명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정말이지 이 앨범은 전체를 들어봐야하는 앨범이다.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2번은 형식적인 파격성으로 유명한 곡이다.

소나타 형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제시부-전개부-재현부로 나뉘어져 있고, 교과서에서 본 걸 기억하자면 A-B-A' 이런 식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

음악은 무엇보다도 엄밀한 계산과 형식미가 존중되는 분야고, 특히나 이런 이상은 고전주의 시대에는 아주 중요한 것임을 기억하자.


이 소나타의 2악장은 마치, 열차에서 헤어지기 전에 느끼는 그런 마음을 담은 것 같다.

영화를 보면 그런 장면들 있잖아, 머뭇머뭇거리던 연인이 막상 열차가 달리니까 막 뛰어가는 그런 장면.

만약 우리의 사랑을 A-B-A'라는 형식으로 계속 말해야한다면, 그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그 형식에서 벗어나서 사랑을 노래하고 싶으리라.

2악장의 파격을 나는 다소 우발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베토벤같이 치밀한 음악가에게 있어서 우발적인 파격은 큰 의미를, 어쩌면 보다 사소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시간이 없는 사랑에게 지금까지 잘 지켜왔던 형식의 엄격함을 벗어나는 일은 더 큰 사랑의 표현이다.

우리는 음악 자체의 논리로 들어가면서 점점 인간적인 것과 멀어지던 음악의 제왕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점들은 토마스 만의 글을 읽으면 좀 더 명확해진다.



그의 강연 주제는 무엇이었던가? 이를테면 그는 '왜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작품 111번에서 제3악장을 쓰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꼬박 한 시간이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 제1악장에 대응되는 제3악장을 왜 생략했는가에 대한 베토벤의 해명을 신랄한 위트로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베토벤은 조수가 그런 질문을 하자 시간이 없어서 아예 제2악장을 늘렸노라고 태연하게 답했다는 것이다.시간이 없다니! 게다가 '태연하게' 그런 말까지 했다니. 그런 식의 답변이 질문자에 대한 경멸을 담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정당한 경멸이었다. ... 그러고서 크레추마어는 바로 그 소나타 다단조에 관해 말했는데, 사실 그 작품은 그 자체로 완결되고 정신적 균형이 갖춰진 작품이라 보기 어려우며, 당시의 비평가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풀기 어려운 하나의 미학적 수수께끼가 되었다고 했다. ...  바로 그런 점에서 그들은 베토벤이 과거에 추구했던 경향이 퇴화하고 지나친 심사숙고와 과도한 엄밀성 및 음악적 과학성이 나타난다고 보았던 것인데, 그런 요소들이 때로는 이 소나타의 제2부를 이루는 기괴한 변주곡에 포함된 아리에타 주제 같은 아주 단순한 소재에까지도 적요되었다는 것이다. 갖가지 리듬이 대비되면서 펼쳐지는 온갖 운명과 숱한 세계를 헤쳐 나가면서 제2악장의 주제가 점점 확대되어 마침내는 그 자체를 벗어나, 피안이나 추상 세계라 할 수도 있는 아득한 높이로 사라진다고 보았던 것이다. ... 왜냐하면 정점에 도달한 전통을 이미 극복한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은 바로 그 객관성 속에서 스스로를 자신 이상으로 확장시키고 그리하여 위대하고 신비한 신화적 세계, 집단적 세계로 들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파우스트 박사> 中

오랜만에 상수에 있는 제비다방에 갔다.

지난 겨울에 친구와 갔다가 계절을 세 개나 보내고 다시 간 제비다방.

낮에는 아득한 까페가 되고 저녁에는 취한 제비가 되는데 나는 다방에서 술집이 되는 그 중간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


들어가서 저번에 눈여겨둔 자리에 앉았다. 

스탠드가 탐난다*_*

*


초록색 갓을 씌운 스탠드도 탐난다 *_*

책이 이것저것 많이 있다. 한쪽 책장에는 만화책들이 주루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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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같아 보이지만 맥주다.

맥주는 한 잔에 4천원인데 머그잔에 나와서 꽤 오랫동안 시원하다.

책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로티책.

*


이런저런 책들이 있었는데...

심지어 이유선 선생의 로티 입문서까지 있었다. 살짝 깜놀. 마치 야자빠지고 몰래 놀러갔는데 담임선생님 만나는 기분이랄까.

*


어제 공연한 '바버렛츠'라는 아가씨들. 

...귀여웠다. 노래도 좋았지만, 밝은 표정으로 노래할 수 있는 젊음이 몹시 보기 좋았고, 예뻤다.

약간 올드패션한 노래들을 부르는데 아늑하고, 예뻤다..

음 ㅡㅡ;;;; 같이간 친구도 홀딱 반해서 앨범을 사려했지만, 아직 앨범은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


바버렛츠

*


게스트로 오신 강승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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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모음집이 있길래 펼쳐봤다.

'm'

이라는 이름의 울림을 느껴보았다. 잘 지내려나 m. 

*


로티 읽기의 즐거움.

아마도 내 논문 역시도 로티 읽기의 즐거움에 의해 추동되는 것이겠지만.. 아직은 너무도 멀고 멀다.


제비다방에서 공연을 듣고 친구와 밖에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학교에서 상수까지 먼 것도 아니고, 공연비도 비싸지 않으니 자주 짱박혀야겠다.


참고로, 1층보다 지하가 더 환기가 잘 되어서 쾌적한 느낌. 1층은 담배냄새가 좀 많이 난다. 물론 클럽에서 담배냄새가 난다고 투덜대는 건 웃긴 노릇이지만.. (사실 친구가 없었다면 나도 한 대 피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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