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고 저런 말들.

그냥 내가 원하는대로 하고 싶다. 신경써도 알아주지도 않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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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이나 트윗에서 영상 펌질하던 것에 비하면 블로그는 영상을 따오는 게 좀 어려운 편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방식이 저작권을 위배하지 않을지 걱정도 되고..

여튼, 요새 갑자기 이 노래가 머리 속에 막 떠올랐다. 이 노래와 함께 떠오르는 나의 기억은 나의 철없는, 혹은 나쁜 연애.

 

묘한 이야기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그 곳에 살던 사람들의 품성을 닮아오곤 한다. 그렇고 살고 싶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도에 다녀온 나는 인도 사람들의 품성을 배워왔다. 무모할 정도의 용기, 배짱, 그리고 영악함.

나는 외로웠고 착한 어떤 여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났다.

꽤 먼 곳에 살았던 그녀와 같이 전철을 타고 같이 이어폰을 끼고 이 노래를 들었다.

스스로는 별로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서 나름 귀여우려고 노력도 하던 착한 사람이었는데,.

 

짧은 연애였지만, 나는 그때 그 사람이 울먹거리던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술먹고 오던 그 전화도, 전화를 끊고 나가지 않았던 그 골목도 생각난다.

그 뒤론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항상 생각해보곤 한다.

혹은 관계를 정리해야하거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는 내가 나쁜 놈이 되는 게 훨씬 수월하겠다는 영악한 생각도 한다.

슬프지만, 그런 경우에는 내가 나쁜 놈이 되는 게 그 상황을 종료하는 데는 훨씬 편하다는 불편한 사실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조금 덜 슬픈 것 같기도 하고..

 

밝고 명랑한 노랜데 내 기억은 온통 슬픔으로 얼룩져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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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I. 너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나는 아대륙을 돌아다니며 너를 찾았지만 너와 같은 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너는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너에게 당분간 작별을 고해야겠다. 안녕, I. 사랑해.
-20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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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울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나는 하루라도 빨리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너무나 조용하고 삭막한 이 땅에서 평생을 살아야한다는 것이 저주와도 같았고,
나는 이국적인 향과 이국적인 맛,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신을 수집하는데 몰두했었다.

하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또다른 여행에의 약속에 나는 얼마나 지쳐갔던가.
떠나자, 떠나자라고 말하고서 나는 사실 경기도를 벗어난 적도 없다.
아니 서울과 안산을 쳇바퀴돌 듯 살면서, 매일같이 인도에서 훔쳐온 순간들을 안고서 눈물을 훔쳤다.
그 사이 내 친구들은 미국으로, 프랑스로, 인도로, 그리고 각자의 길로 다들 나를 떠나갔고
책냄새나는 로욜라 언덕만이 내가 갈 수 있는 유일한 낙이자, 희망이자, 안식처였다.

나는 점점 책에 의존하고, 정신에 의존하고, 커피와 온기 속에 안주하고 있다.
한국에 와서 밥도 잘 먹고 좋은 잠자리에 들어서 사람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약해지고 있다.
내 안의 야만인은 날개가 꺾이고 다리가 부러져서 울고 있고, 내 지혜는 눈을 감았다.
문관보다 더 차가운 심성을 지닌 과학자만이 내 인격을 지배하고 있다.

사랑하는 I로부터 떠나온 지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다시 떠돌고 모색하고 (되)찾아야 하리라. 그 얼굴과 그 향기, 그리고 그 열기 속으로 나는 다시 돌아갈 것이다.
더 멀리, 더 좋은 여행을 하기 위해서 나는 조금 더 간교해지고 조금 더 쉽게 내 거짓말들을 잊을 수 있는 뻔뻔함을 갖춰야겠다.
그리하기 위해서 나는 그 모든 마음을 부인한다. I에 대한 사랑말고는 모든 것을 부인할 것이다.
안녕.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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