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은 총알이 오가는 전장인데 나는 눈이 가리운채 저멀리 있는 목표를 위해 뛰어가야 한다.
나의 목표, 나의 목표.......

어떤 구원을 만나는 것, 인식의 어느 지평에 이르는 것, 세상을 정의롭게 하는 것, 혹은 작지만 견고한 행복의 성.

눈을 감고도 흐트러지지 않고 갈 수 있는 균형감각과 날아다니는 총탄을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한 셈이다.
아, 근데 벌써 손발이 오들오들 떨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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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러니까 17일 낮에 다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별 거 아닌 소식이었지만 실은 매우 기뻤다. 다시 서울로 갈 시간이 돌아왔다.

생활의 무대와 패턴 모두를 이제 다시 바꿔야할 시기가 왔다. 어언 1년만의 복학.
이제 한학기뿐이지만 뭔가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게 있다.
더이상 뭔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빨리 졸업해야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러면서도 뭔가의 행운이 나에게 깃들기를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 오늘은 저녁부터 운동도 하고 영화도 봤건만
역시나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

실은 이제 몇일이면 이곳을 떠나는 친구를 생각했다.
그 사람은 내게 마치 폭풍우같은 존재였는데......
나는 계속 생각했다. 폭풍우일까, 소나기일까, 그냥 이도저도 아닌 비오는 날일까.
선택지들이 썩 와닿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적어도 당신이 한때 나를 휩쓸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당신을 폭풍우로 기억할 듯 하다. 그저 소나기는 아니었음을 당신도 기억한다면 좋겠지만.

음, 영화 속 셔터아일랜드에서도 폭풍우가 몰아치더니,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내린다.
이제 우리나라도 열대성 스콜이 몰아친단다.
이 폭풍우가 가면 해가 뜨고, 또 언젠가는 다른 폭풍우가 몰아치겠지. 어떤 폭풍우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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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봄이 왔는데 저는 이곳을 떠나야하는군요.
잠시 여행을 갑니다.
뭐 2달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흥분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까 집에 돌아오는 길엔 걱정과 설렘이 짬뽕이 되어서는 그냥 아드레날린이 철철 넘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래저래 짐을 싸고 준비를 하니 1시 20분.
지금은 마지막으로 마태수난곡을 준비하려고 다운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경과 마태수난곡, 비틀즈, 나스, 밥 딜런, 버벌진트, 그리고 인도라.
나의 좋아하는 노래들을 남들이 보면 갈팡질팡입니다. 일관성이 없고 변덕이 심한 저의 성격같은
선곡이죠. 그 뭐였지. 경제학의 공리에 보면 일관성이 없는 선호는 관찰대상으로선 영 꽝이라던데.

저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저 역시 사랑의 종잡을 수 없음에 매번 쩔쩔매곤 합니다.
어제, 아니 그제 올렸던 글은 다소 질질 짜는 느낌이 너무 심하네요.
실은 오늘은 조제를 만났습니다.
학교 옆 목련길에 같이 갔어요. 모두 활짝 꽃을 피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볼만 하더군요.
햇살은 눈이 부시지만 적당히 따뜻하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는 아주 좋은 날이었어요.
조제를 보기엔 말이죠.
작은 벚꽃을 따다가 조제의 작은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손이 차군요.
목련은 왜 저렇게 큰 꽃을 피우는 것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예전에 문학회 선배가 썼던 시가 생각납니다.
목련꽃의 죽음과 어느 처녀의 울음을 연관지었는데, 격정적이고 슬픈 시였던 기억이 납니다.
조제에게 보여주고 싶군요. 그녀는 시를 즐겨보진 않지만.

지금의 기분은 참 뭐라고 말할 수 없이 복잡합니다. 차라리 군대가기 전날밤이 이것보단 더 명랑하고 명쾌했던 것 같아요.
이건 겨우 두달, 그리고 스스로 가는 여행인데 사람 마음을 굉장히 갑갑하게 만드네요.
특히나 오늘같은 봄날은....저는 그 봄날을 만끽할 수 없다는 게 정말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지금 인도는 아마, 매우 덥겠죠?

아주 잠시 이 '세월의 거품'들은 내려놓고자 합니다.
아마 멀지 않은 날에 나는 인도에 간 날들과 이곳에서의 날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나의 짧은 여행을 위해서라도 잠깐 그 날들을 구별해두고자 합니다.

조제에게 무슨 말을 하고 떠나야할지 아직도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평소엔 잘 하던 말들도 쉽게 나오지 않네요. 실은 오늘은 요상하게 부끄럼을 탔습니다.
아마, 많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거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너무 많은 말을 했거든요.
아, 그리울까?

다녀와서는 조금 더 사진을 잘 찍고 조금 더 글을 잘 썼음 좋겠습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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