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많고 많은 일들을 지나 다시 겨울이 왔다. 본의아니기 취업재수, 나이로는 장수생이 되어서 내년 봄을 준비해야하는 입장이 왔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긴 글을, 긴 계획-또는 음모를 구상할 시간이다.
이번에 확실히 느낀 건 내가 착한 축에 속하진 않구나. 역사책에서 주인공들이 있다면 나는 항상 뒷골목에서 복수의 칼날을 가는 그런 역할이란 것을 이제야 수긍할 수 있겠다. 마치 일리아드에서 숱하게 나오는 엑스트라의 역할이 나로구나,
비관의 시선을 가지고 언제까지 낙관하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역설을 해결하는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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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릿 소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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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이 없었다.
나는 최근 감기 속에서 막스와 베버, 그리고 루카치를 공부해야했으며 오랜만에 통계학을 푸느라 다른 생각할 틈이 없었다.
미안한 마음이 정말 없었던 것은 아니었고 그것때문에 한참을 자책하기도 했는데
오늘 새벽부로 그 미안하던 마음까지 싹 가셨다.

나는 적어도 감정의 문제에 있어서는 쏘쿨하게 정리하는 편을 선호하지 않는데
너는 너무 너의 입장만 강요하는 게 아닌가, 생각 좀 해봤으면 좋겠다.

마치 대화에 있어서 내가 답을 하기 전에 싹 끊어먹는 행위와도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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