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Honore Fragonard <The Stolen Kiss> 1787 - 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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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1일,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발매된 본 작은 작고한 자신의 오빠인 카메라맨 바지니오 브루니 테데스키(Virginio Bruni Tedeschi)를 기리는 음반으로 알려져 있다. 앨범이 발매되기 이전에 온라인에서 딱 두 시간 동안만 선 공개 되기도 했는데 프랑스의 각 방송국은 이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사르코지는 11일에 정식 발매되는 본 앨범의 출시를 위해 G8 정상회담 일정을 늦출 정도로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속지에 그려있는 그림들은 여러 헐리웃 영화의 오프닝 애니메이션 타이틀 제작팀으로 유명한 듀오 쿤젤+데이가스(Kuntzel+Deygas)의 멤버인 플로렌스 데이가스(Florence Deygas)가 그렸으며 음반의 사진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진작가 장-밥티스트 몬디노(Jean-Baptiste Mondino)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본 작은 프랑스 앨범차트 3위로 데뷔했으며, 한 주 만에 1위로 등극하기도 했다. 포크를 기반으로 1960년대의 프렌치 팝과 보사노바, 플라맹고 등의 다채로운 요소들을 흡수하고 있는 본 음반의 수익금 중 일부는 자선단체에 기부 된다고 한다.

영화 [올리버 스톤의 킬러(Natural Born Killers)]와 [슈렉(Shrek)]에 삽입되면서 한국에서도 사랑 받았던 밥 딜런(Bob Dylan)의 [You Belong To Me]와 미셸 우엘벡(Michel Houellebecq)의 시를 가사로 차용하고 있는 [La possibilité d'une île], 줄리앙 끌레르와의 합작 [Je suis une enfant], 체 게바라를 위한 곡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싱어-송라이터인 프란체스코 구찌니(Francesco Guccini)의 1971년도 곡 [Il vecchio e il bambino] 등의 다채로운 곡들로 가득하다. 사려 깊고 촉촉하며 몇몇 곡들은 유독 권태롭지만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헤어나올 수 없게끔 만든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속삭이듯 부르는 곡들은 확고한 그녀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확실히 불어에 어울리는 목소리이다. [No Promises]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것이 바로 영어로 이루어진 가사였기 때문이라는 언급이 있어왔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카를라 브루니는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멜로디와 가사를 비로소 본 작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중년의 농익은 프랑소와즈 아르디(Françoise Hardy) 라던가 노라 존스(Norah Jones), 그리고 캣 파워(Cat Power)의 곡들을 좋아한다면 본 작 또한 당신을 매료시킬 것이다. 음반은 확실히 이전 작들 보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앨범의 커버만큼이나 짙푸른 녹음과 잘 어울리는 노래들을 담고 있다. 물론 바쁜 도시 속 일상에서도 훌륭한 BGM이 되어줄 것이며, 이는 오히려 혼잡한 상황에 놓인 당신을 여유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네이버 뮤직 펌:http://music.naver.com/album.nhn?tubeid=166703)


사람이 모든 걸 가질 수 있는걸까?
나는 그전까지는 브루니를 잘 몰랐는데, 이 음반을 듣고 나서 사르코지보다 브루니가 좀 더 아깝지 이런 생각을 했다.

그전에는 그냥 정치학도의 입장에서 아 이런 일이 있는갑다 하고 사르코지와 브루니의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정말 이 여자는 대단하다 싶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고 듣는건지...처음 사르코지가 이혼하고 이쁜 브루니랑 결혼한다고 했을 땐 정말 별꼴이야 이랬는데.. 앨범낸다고 했을 땐 조금 비호감이기도 했는데...앨범을 듣고 나니 나의 그에 대한 평가가 정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가끔은 팝을 듣는 것도 같고 가끔은 황홀한 게 옛날 샹송의 느낌도 나고, 감미로우면서도 톡톡 쏘는 그런..

일요일 밤이나, 글 쓸 일 있을 때 들을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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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러고보면 유럽은 어떤 의미에서 공과 사가 참으로 철저히 구분되지 싶다. 만약 사르코지가 한국대통령이었다면 탄핵당했을 듯 싶다. 우리는 과거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철저하게 도덕을 요구하는듯 싶은데 정작 더러운게 현실이니 뭐가 옳은 건지 잘 모르겠다. 하긴 한국이었으면 사르코지도 좌빨이니까 대통령 못했을 거 같다.
아 C'est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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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는 주어져 있지 않지만 ‘제1악장 Moderato-Allegro non troppo는 어렸을 때의 회상, 제2악장 Allegretto는 다시 돌아오지않는 과거에의 씁스레한 미소, 제3악장 Largo는 고뇌의 눈물, 제4악장 Allegro non troppo는 모든 의문에 대한 회답’이라고 적혀 있다...
(네이버 사전 펌)


음악이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했던 전체주의 국가에서 쇼스타코비치는 고난을 겪는다.
어두침침한 그의 4번 교향곡은 당국으로부터 퇴폐적인 부르주아 문화에 젖은 곡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쇼스타코비치는 정치적인 요구를 만족시키면서도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모색했고
절치부심하여 5번 교향곡을 발표하고 불멸의 반열에 올라선다. 

5번, 9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전통, '고뇌에서 환희로'라는 주제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쇼스타코비치의 5번 역시 압제, 고난을 딛고 일어나는 인간의 힘을 포착하고 있다.

파시즘과 스탈린 독재, 비밀경찰, 전쟁의 시대에 한 인간의 가치는 시대에 매몰되고 휩쓸리고 짓밟혔을 것이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는 그 인간의, 핍박당하는 인간대중(왠지 인민, 민중이라고 말하면 의미가 너무 한정되는 것 같다..),
, 시대를 떠다니는 인간들, '당하는' 인간들이 승리할 것을 말한다.

이런 음악이 인간을 핍박했던 소비에트 당국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쇼스타코비치는 아주 멋지게 그들을 한방 먹인 셈이다.

또 쇼스타코비치 5번은 냉전시대 남한에서 최초로 연주된 공산권의 음악이라고 한다.
번스타인과 뉴욕필이 내한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박정희 정권에서 이 음악을 공산권의 음악이기 때문에 레퍼토리에서 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번스타인이 쇼스타코비치를 빼면 내한공연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강하게 나가자 어쩔 수 없이 당국이 굴복해서 쇼스타코비치 5번은 한국에서 최초로 연주된 공산권의 음악이 되었다.
압제받는 인간이 존재하는한 쇼스타코비치 5번이 주는 교훈은 영원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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