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상수에 있는 제비다방에 갔다.

지난 겨울에 친구와 갔다가 계절을 세 개나 보내고 다시 간 제비다방.

낮에는 아득한 까페가 되고 저녁에는 취한 제비가 되는데 나는 다방에서 술집이 되는 그 중간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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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저번에 눈여겨둔 자리에 앉았다. 

스탠드가 탐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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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갓을 씌운 스탠드도 탐난다 *_*

책이 이것저것 많이 있다. 한쪽 책장에는 만화책들이 주루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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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같아 보이지만 맥주다.

맥주는 한 잔에 4천원인데 머그잔에 나와서 꽤 오랫동안 시원하다.

책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로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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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책들이 있었는데...

심지어 이유선 선생의 로티 입문서까지 있었다. 살짝 깜놀. 마치 야자빠지고 몰래 놀러갔는데 담임선생님 만나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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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공연한 '바버렛츠'라는 아가씨들. 

...귀여웠다. 노래도 좋았지만, 밝은 표정으로 노래할 수 있는 젊음이 몹시 보기 좋았고, 예뻤다.

약간 올드패션한 노래들을 부르는데 아늑하고, 예뻤다..

음 ㅡㅡ;;;; 같이간 친구도 홀딱 반해서 앨범을 사려했지만, 아직 앨범은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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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렛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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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로 오신 강승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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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모음집이 있길래 펼쳐봤다.

'm'

이라는 이름의 울림을 느껴보았다. 잘 지내려나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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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티 읽기의 즐거움.

아마도 내 논문 역시도 로티 읽기의 즐거움에 의해 추동되는 것이겠지만.. 아직은 너무도 멀고 멀다.


제비다방에서 공연을 듣고 친구와 밖에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학교에서 상수까지 먼 것도 아니고, 공연비도 비싸지 않으니 자주 짱박혀야겠다.


참고로, 1층보다 지하가 더 환기가 잘 되어서 쾌적한 느낌. 1층은 담배냄새가 좀 많이 난다. 물론 클럽에서 담배냄새가 난다고 투덜대는 건 웃긴 노릇이지만.. (사실 친구가 없었다면 나도 한 대 피웠겠지;;;) 


나름 요리하는 남자(?)가 되기 위해서,.. 가 아니라 주말이면 어머니를 쉬게 해드리려고 그냥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한다.

요리를 잘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나랑 우리 어무니는 맛나게 먹으니까!! 나름 이것저것 해본다.


오늘 해본 요리는 감자스프!! 

워낙 스프랑 죽류를 좋아하기도 하고 저번에 어머니가 드시고 굉장히 반응이 좋아서 어제오늘 두 번 끓여보았다.

우선 스프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마침 집에 감자들이 싹이 나고 있어서;;;; 감자스프로 급결정!

간단하게 오늘 사용한 재료들을 나열하면,

감자, 양파, 당근(당근을 넣는게 색깔이 조금 더 이뻐서+_+), 우유, 버터, 송이버섯(쫄깃쫄깃한 건더기용), 후추, 파슬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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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조금 작은 감자라서 6개 정도를 했다. 만들고자 하는 양에 따라서 적당히 조절해줘야겠다.

감자와 당근, 양파, 버섯, 우유, 버터(...가 순수한 버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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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양파를 버터에 볶아준다.

노릇노릇할 때까지 해도 되고, 나는 타는게 무서워서 투명해질 때까지만 볶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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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본 레시피에 따르면 감자를 볶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하기도 하고 경험상으로도 감자를 볶으면 삶는 것보다 별로인 것 같아서..

양파를 볶아준 후 그 위로 우유를 붓고 감자를 적당히 익혀준다.

사실 저번에는 안 익히고도 먹어봤는데;;; 아삭아삭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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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익으면 안의 내용물들을 갈아줘야한다.

...명칭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저게 있어서 내용물들을 믹서에 가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옆에 있는 양파는.. 생명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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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준다. 적당히 기술적으로 건더기를 남겨놔도 되고, 나는 잘게 먹는게 좋아서 마구마구 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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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이렇게 놓고 보니 맛깔난 사진은 아니로구나..ㅠㅠ


여튼, 재료만 있으면 당신도 주말 요리사!!!! 주말 효도아들!



아침엔 싸이월드 서비스가 중지된다는 낭설을 들어서 사진을 백업해야겠다는 생각에 싸이월드에 부랴부랴 들어가보았다.

왠지 싸이월드를 보기만 해도 다시 가슴에 찬바람이 스치고 지나갈 것 같아서 별로 가기 싫었는데,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한 2년을 안 들어갔는데, 다시 들어가니까 디자인도 쌈박해지고 아직도 서비스는 잘 되고 있더라.

내 미니홈피에 들어가니까 그 때 만나던 여자애 얼굴이 가장 1면에 뙇,

아직도 bgm은 3년이 넘게 에이미 만이 커버한 two of us랑 루퍼스 웨인라잇의 across the universe,..

많은 사진들, 그리고 사진들, 그리고 일기들, 겹겹이 쌓인 기억들.

타임라인을 보니 페이스북이 시들해지면서 오히려 보호가 잘 되는 싸이월드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더라.


오늘밤은 싸이월드를 보며, 다시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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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진 백업이 가능하다면, 다시 한 번 내 사진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터라 매우 기쁘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 라는 말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진의 도움을 받으면 여러모로 기억을 보충하고 다시 평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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