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급격하게 처지는 일요일 저녁 나는 노래방에 가야했다.
약간 오래된 노래를 불러야했기에 나는 이것저것 질렀는데
이 노래를 부르면서 가슴이 짠해왔다.
옛날 노래고 궁상맞기도 하고 멜로디도 너무 일본풍인듯 싶어 좋아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빙빙 돌려말하지 않으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맛이 좋았다.
사랑보다 더 슬픈 게 정이라니, 지금쯤 무얼하는지 궁금한데 이제는 잊어야할, 꼭 잊어야할 그 사람은 누구일지.
잊혀지지 않고 계속 생각나니까 끝부분에서 세번 반복하는게 더 가슴을 울린다.
이렇게 쓰고 나니 이 노래의 정서는 빙빙 도는 셈이구나..묘하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노래는 다 사랑받을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때 그사람하면 생각나는 그 사람 역시 생각났다.)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사랑의 괴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못 잊어서
울던 그 사람
그 어느날 차안에서
내게 물었지
세상에서 제일 슬픈게 뭐냐고
사랑보다 더 슬픈건
정이라며 고개를 떨구던
그때 그 사람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
위로하며 다정했던 사랑한 사람
안녕이란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지금은 어디에서 행복할까
어쩌다 한번쯤은 생각해줄까
지금도 보고싶은
그때 그 사람

외로운 내 가슴에
살며시 다가와서
언제라도 감싸주던
다정했던 사람
그러니까 미워하면 안되겠지
다시는 생각해서도 안되겠지
철없이 사랑인줄 알았었네
이제는 잊어야할 그때 그 사람
이제는 잊어야할 그때 그 사람
이제는 잊어야할 그때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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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정신의 마지막 계승자라는 푸르트뱅글러선생의 베토벤 교향곡과 함께 하는 일요일 오후

독일의 정신이라. 한때 주변부의 국가에서 수십년만에 치고 올라와서 한때 패자를 노린 저력이 엿보인다.

위대한 학자들, 예술가들을 보면 정말 얘네는 대단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미칠 듯이 고뇌하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치고 올라가는 그 속도감, 웅장함, 쾌감, 희열.



기회가 되면 푸르트뱅글러의 바그너를 듣고 싶다. 바그너의 작품들은 꽤나 길어서 날을 잡고 듣지 않으면 안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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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정말 좋아한다면 기도하자.
그 사람이 행복하도록.
너가 정말 좋아한다면 저주하자.
그 사람이 진정 행복하도록.
복에 겨워 내게 헛된 가능성같은 건 열어두지 않도록 말이야.


마음먹은대로, 내키는대로 살아도 세상 순리에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거기에 조금 근접한듯 싶었지만, 역시 안되는 듯 싶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온갖 오해를 사고 살았다.
징헌 소문들.
다 보내버리고

나는 나를 읽은 사람을 또 한명 만났다.
그래서 나도 다시 나를 읽을 용기가 생겼다.
누구도 읽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글들, 그것을 쓸 때 다짐했던 것들, 그것을 쓸 떄 느꼈던 절망들,
이제 지나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하나 정리가 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은 축복하고 어떤 사람은 저주한다.
어쟀든, 모두 잘 가거라.
나는 지겨운 것들로부터 벗어나서 새로운 것들을 보러 간다.



\
쓴 글들에 부끄럽지 않도록 살자. 공정하고 정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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