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살아야지. 사랑이든 뭐든지 살고 봐야지.
얼음장같은 술을 마음 한켠에 들이붓고 그곳이 서서히 마비되어가기를 기다린다.
처음에는 쿵쿵쿵 죽을 듯이 뛰던 가슴은 눈을 감고 참고 또 참으면 언젠가는 잠깐 멎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나의 무책임함, 매정함, 이기적인 천성을 믿고 칼을 댄다.
미칠 듯한 아픔이 울컥.
그 마음에 붙어있던 내 조금의 진실, 따뜻함, 책임감, 그리고 아름다움이 같이 잘려나간다.
아파서 잽싸게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어서 눈물을 흘겼다.


그 마음이 죽는 건 아무래도 아까워 아무도 찾을 수 없는 먼 곳에 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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