蝕
eclipse
(네이버 백과사전 펌)
7월 23일, 어제는 아침에 일식이 있었다. 나는 잠깐 그것을 바라볼 기회가 있었는데 끝나가는 중이라 그런지 뭔가가 태양을 가린 것 같긴 했는데 그래도 눈은 아프더라. 일식, 월식. 왠지 이클립스란 말은 蝕이란 말보다 전문용어로서의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왜 한자를 만든 사람들은 태양이, 달이 갉아먹힌다고 생각했을까.
일식 하니까 드라마 백야행에서 나왔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착각일지도 모르겠는데 어린 주인공 둘이 헤어지는데 날이 온통 어두워지는, 그런 장면이었던 것 같다. 또 예전에 어렸을 때 월식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경주로 놀러간 날이었는데 달이 그야말로 시뻘개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니 월식이 찾아들었다가 멀쩡해졌다. 그리고 어제는 일식을 내 눈으로 담으려고 하다가 눈이 아팠다.
좀 더 오버해서 생각해보면 내 세상에도 해와 달이 있어 게으른 내가 밤에, 아침에, 낮에 이렇게 멋대로 일어나다보면 그 어느 날엔 태양을 마주칠 수 없고, 다른 날엔 달을 마주칠 수 없고, 어쩔 땐 해가 지고 있고 어쩔 땐 달이 지고 있고, 이런 흐름들을 반복해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다 어느날엔 그 빛들이 갉아먹히고 사라져 조금 슬퍼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