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티스토리를 하게 된 계기는 사실은 야구였다. 

F모 사이트(지금은 많이 죽어있는 것 같다)를 하면서 보게 된 블로거를 통해서 야구를 보면서 티스토리로 분석을 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졌더랬다. 

그러나 블로그를 하기엔 너무 게으른 내 성격과… 그리고 그 즈음부터 야구를 잘 보지 않았던 이유로 야구 글은 거의 블로그에 올리지 않았다. 


밝히자면 나는 KIA 타이거즈의 팬이다. 

많은 야구팬들이 그렇겠지만, 자의에 의한 건 아니고 어렸을 적에 친척들 따라다니면서 선동열, 조계현, 이종범의 경기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기아빠가 되어 버린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땐 어렸고, 나중에 제대로 보기 시작한 시절은 김성한 감독 시절부터였다. 

그때 기아는 이제 막 구단을 운영하기 시작한 초짜였고 해태의 잔재와 새로운 구단의 자금력 속에서 우왕좌왕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가장 극에 달했던 시기는 유남호, 서정환 시절이었고… 

그래도 다행인 건 조범현 시절에 서광을 보고 끝내 우승을 봤던 것이었다. 

아마 2009년에 일종의 현자타임에 들어서서 야구를 끊었던 거 아닌가 싶다. 

다사다난한 해이기도 했는데, 불어학원에 갔다가 끝나고 나와서 7회에 혼자 종로 밀러타임에 가서 맥주를 마시다가 V10을 맛본 건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뒤로 선동열 시절을 거치며 기대감도 사라지고 조범현 선동열 특유의 재미없는 야구에 대한 불신감, 그리고 여러가지로 바뀐 삶의 환경 속에서 개아(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야구를 끊었다. 


작년 기아 우승의 감격도 함께 하지 못 했다. 

시즌을 동행하지 못 했으니까. 

야구는 시즌을 함께 해야 좀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다. 누가 누군지 알아야지.

이번주는 많이 심란해서 기아야구를 봤는데, 아, 다시 보니 좀 재밌다. 

그리고 예전에 꼴아시절에, 그리고 우승하던 시절에는 유망주였지만 이제는 팀의 레전드가 될 선수들의 모습이 보인다. 

과거 조계현이나 선동열처럼, 감히 말하자면 양현종과 안치홍은 팀의 전설이 될 것이다. 

만약 팀에서 잡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둘은 확실히 크보에 족적을 남기리라 믿고, 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타이거즈는 묵묵하게 팀을 위한 헌신을 통해 굴러가는 팀이 아니었던가?! 

그런 팀의 레전드로서 그들이 어떤 발자취를 남기는지 보고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씩 야구 포스팅을 하고 싶다. 

물론 이 계획이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 > L'Ecume Des Jou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동산교회  (0) 2018.10.08
싼 게 비지떡, Goya 올리브  (0) 2018.08.24
추석, 그리고 요즘의 지름신, GR.  (0) 2017.10.05
다시 돌아온 그댈 위해,  (0) 2017.07.09
삶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0) 2014.10.07

추석인데 허리가 아파서 집에서 계속 요양중이다. 

인생에서 이렇게 허리가 아파본 게 처음인 것 같다. 

컴퓨터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 사실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허리가 안 좋은거지만…


요즘은 리코 GR에 꽂혀있다. 

GR은 라이카를 제외하면 디지털 PS카메라에서는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크기는 컴팩트, 화질은 dslr급이니까.

그리고 오랫동안 우려먹었지만 그래도 검증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가끔씩 지인들에게 카메라 추천을 문의받는데 나는 아싸리 풀프로 가지 않으면 카메라는 작고 퍼포먼스가 좋은게 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펜탁스는 절대 비추, 풀프는 캐니콘… 이런 식이었는데, A7의 등장 이후론 걍 소니가 최고. 

물론 나는 만약 펜탁스를 정리한다면 니콘으로 갈 것이다ㅡㅡ;


http://erickimphotography.com/blog/2013/06/02/review-of-the-ricoh-gr-digital-grd-v-for-street-photography/

링크의 이 글이 GR의 매력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GR은 추천해주긴 거시기한 카메라지만, 확실히 만져보면 느낌이 오는 카메라다. 

작고, 단단하고, 사진도 느낌있고.

결국 사진을 찍다보면 사진사가 아닌 이상에야 일상컷이 주가 되고, 자연스러운 포인트&샷에 카메라의 덩치와 무게는 방해가 된다는 걸 깨달으면서

PS카메라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명품화되어가고 있는 필름PS카메라들을 제외하면 디지털에선 소니, 후지, 리코 이렇게 세 선택지가 남게 된다. 

그중에서도 센서 크기는 제일 크면서 몸집은 작은 GR을 

지르고 싶다 ㅡ;

하.

긴 시간이 지났지만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 있다.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왜 이런게 이렇게 오래가는건지 잘 모르겠다.

이게 나의 한계이자 단점일거란 생각은 든다.

그러나 그걸 받아들인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