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필름으로 배웠다.

어렸을 땐 필름스캔도 몰라서 어디 스튜디오에서 비싼값주고 인화해서 그거를 하나하나 호호 불어서 평판스캔해서 먼지없애고 색감맞추고…

참 열심이었다. 으음 ㅡ; 

지금은 필름 한 롤을 한 계절에 쓰기도 벅차한다.

작년 가을? 여름?에 MX를 수리받고 필름을 네 통 샀는데, 올 봄에야 간신히 3통을 다 써서 스캔을 받을 수 있었다. 

카메라를 안 들고 다니면 사진이 안 나오지만, 필름카메라는 들고 다녀도 여기 안산에서는 현상조차 하기 힘들어서 찍어놔도 문제가 된다. 

서울에 안 가고 안산에 거의 갇혀있다시피 하니까…

환경이 바뀌길 기대하도록 하자. 


세 롤 중 한 롤은 오랫동안 엉망으로 보관했더니 빛이 새어들어와버렸다. 

이렇게 오래도록 스캔을 안 하고 가방에 넣고 다닌 적도 없었기 때문에 처음 겪는 일이었다.

앞으론 어디 어두운 서랍에다가 보관을 해야지. 근데 그렇게 보관하면 잊어버릴까봐 걱정이다. 


사진은 pentax mx와 31리밋, 혹은 판콜라로 찍었다. 필름은 Kodak C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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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C200은 처음 쓰는 필름인데 색온도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비스타나 오토오토쓰던 시절 필름들과는 지향점 자체가 많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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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에 현상한 사진들을 올리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내 사진에 대해 내가 제법 대견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굳이 많은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사진에서, 다른 창작활동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사진에서 기대하는 건 그저 자기만족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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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딱히 필요없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모두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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