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는 연휴 첫날 아르바이트를 택했을까.
아마 제딴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시간허비하지 않고 공부 열심히 하겠거니ㅡ라고 생각했나보다.
7시쯤 집에서 나올 땐 안산에는 적진 않지만 아직 아주 심각한 양의 비는 내리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학교에 막 도착했을 땐 해가 떠서 나는 괜히 우산을 갖고 온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20분 정도가 지나니 먹구름이 점점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실은 오늘 이태원에서 약속이 잡혀있어서 나름 구두까지 신고갔는데 정말 센스없는 짓이 되고 말았다.
바지는 홀딱 젖어서 마치 그라데이션을 준 것 같았고 구두는 포기ㅡ벗을 수 조차 없었다.
결국 약속은 취소되고 가뜩이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변덕스런 성격 탓에 근무조차 잘 되지 않았다.
정말 도서관 일을 시작하고선 오늘처럼 일하기 싫었던 적은 처음일 정도였다. 평소엔 잘 하지 않던 핸드폰 장기만 두시간을 했다는;;
일이 끝났을 무렵에는 전철이 끊겨서 집에 가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정말 기분 더러울 뻔 했다는...
(부록:밝힐 수 없는 메시지)근래에 고민하고 있는 복잡미묘한 문제에 대해서ㅡ
당신의 말마따나 나는 천천히 부드럽게 접근하려 고민중이야.
그런데 실은 밀려날까봐 나역시 너무 겁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