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은 내 주위의 상황이 나를 어디까지 이끌고 가나 가만히 그 흐름을 느끼면서 그것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대개 남의 일처럼 그것에 대해 혼자서 평을 내려보곤 한다.
잘 했어. 혹은 못 했어.
그러면 상황에 대한 나 나름의 스토리가 마치 드라마 한편마냥 내 속에 갈무리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의 상황, 어제 그 여름밤의 상황은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나를 당혹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자라나고 학습에 따라 단어의 용법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나를 당혹하게 만든 것은 난독증이 의심될 정도로 내가 어떤 사람의 노션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도대체 상대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감정으로 내게 던진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나는 마땅한 답을 무려 4시간동안 찾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환경 속에서 애정이나 그것의 발현에 대해 배워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의 문제를 이해하긴 나 자신의 단어사전이 어떻게 형성되어왔는지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막 태어난 갓난둥이처럼 그쪽의 노션에 대해서 배우고 익혀오기 시작한 때가 7년전. 그나마 엄마아빠라는 단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여 마치 학교처럼 강력한 (연정의) 교육기제 속에서 살아온 것은 2년 전 즈음이었을 게다. 약 네댓명의 스승이 있었다. 나는 그네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만큼 그들을 학습했고 그들의 일부를 받아들였는데
(다정함, )
어제는 왠지 내가 말하는, 표현하는 방식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오인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A를 말하고자 했는데 그 사람은 B를 이해했다거나......
근데 그것에 대해서 내가 지적하고 이해시키기는 너무 피곤한 노릇아닌가.
한참동안을 벽에 기대어 졸린 눈을 비비며 생각해보았는데 역시나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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