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롭다. 그러니까 사전을 보면 감미롭다는 말은 달콤한 맛이 난다는 한자어인데, 재미있는 건 감미롭다는 말이 달콤하다는 말보다 더 달콤하지 않나. 정확히 표현에 있어서 등치는 아니라는 거지. 이 음반은 제목 그대로 로맨틱한 클라리넷 연주를 보여준다. 아저씨 얼굴은 별로 안 로맨틱하지만… 이상하게 클라리넷 소리는 별로 기억이 안 나서, 이 음반을 들으면 아니 클라리넷이 이런 소리였나? 이런 생각이 든다. 와인 한 잔 따라놓고 촛불켜놓고 같이 들으면 강령의식하기 좋은 분위기… 가 아니라 정말 많이 달콤한 곡들만 담겨있다.


담겨있는 곡들은 대충 보자면,

드뷔시 "la ille aux cheveux de lin"

드뷔시 "arabesques"

에릭 사티 "Gymnopedie" 

쌩쌍 "Romance" "Le cygne"

슈만 "Fantasiestucke", "Three Romances"

제럴드 핀치 "Romance from five Bagatelles", "Greensleeves"

등등이다.

드뷔시 에릭 사티 쌩쌍듣다가 너무 달달해서 물마셨다. 으히.



 

오늘은 데미언 라이스, 쌀형님의 노래를 듣는다. 사실 평소엔 슬픈 노래를 듣지 않는다. 하물며 슬픈 넘어서서 우울하기까지 쌀형님의 노래는 평소에는 듣기에 부담이 된다. 그러나 조금은 울적한 일요일밤이라면, 월요일 아침을 기다리는 밤이라면, 조금은 슬프고 지쳐서 예민해져 있는 마음이라면 쌀형님의 노래는 너무도 촉촉하게 마음을 적신다. 많은 사람이 그런 것처럼 역시 영화로 그를 접했다. 클로져와 그의 노래, 그리고 그의 삶, 그리고 나아가 나, 아니 우리의 삶은 이별과 아픔이라는 측면에서 너무나 닮아있다. 이 노래는 어쩌면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보편적인 노래인지도 모르겠다. 쌀형님은 먹고 연애 하고 계신지. 당신은 먹고 공부 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안녕들 하신지.

 

 



이 앨범을 들은 청자들의 반응을 보여주는듯한 커버아트. 핥짝핥짝?!!? 마이쪙?!



농담이고 이 앨범은 정말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냥 딱 그래서 다른 말이 필요하지 않을 성 싶다.

물론 단순히 이쁘기만 했다면 우리는 그런 음악을 수도 없이 댈 수 있겠지만, 이 앨범은 시대를 넘어서서 세련되었다.

폴이 이 앨범을 듣고 쇼크먹어서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를 만든건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그 쇼크가 무엇이냐면 이 앨범이 소위말해 '사운드'가 죽여주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녹음실로 들어가기 이전의 비틀즈, 그리고 비치 보이즈의 시대에 대중음악의 역할은 공연자에 강조점이 찍혀있었다.

그러나 무슨 계기였는지는 몰라도 비틀즈와 비치보이즈는 대중음악을 넘어선 대중음악을 하고 싶었나보다. 그들은 공연장을 떠나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상기하자 이 시대에는 이펙트를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스튜디오 앨범들은 갖가지 실험적 기법들이 행해지는 소리의 실험실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연금술 비스무리한 작업들에서 탄생한 이 앨범의 사운드는 '단지 60년대'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너무 세련되지만 

또 단지 싸이키델릭하다거나 일렉트로닉하다기엔 향수를 자아내는 낡은 냄새가 난다. 내력있는 악기에서 나는 고급스럽게 낡은 그런 소리 말이다.





이 노래가 제일 유명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정말이지 이 앨범은 전체를 들어봐야하는 앨범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