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꿈꾸는 것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하는 생각을 한다.
자꾸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해서 서로 반응하고 그 반응을 통해 다시 나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그런 만남.
현실상에서는 내가 다니는 학교와 과에는 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블로그를 많이 돌아다니고 많은 커뮤니티를 돌아다니지만 인터넷으로 누군가를 알아가기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내가 글을 열심히 쓰고 많은 컨텐츠를 가지고 이 블로그를 매혹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길이 가장 빠르지 않을까?
성공한 블로그들을 살펴보면 운영자가 제공하는 컨텐츠의 호불호를 막론하고 그 사람이 관심있어하는 분야 혹은 주제에 대한 엄청난 열정으로 꽤 정성들여 컨텐츠를 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언컨대, 성공한 블로그 중 적어도 '발'로 만든 블로그는 없다. 그 글의 내용이나 주인장의 관점에 대한 비판은 존재할 지 몰라도 그런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꾸준한) 방문자들이 이미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방문자들이 많다는 것은 조작이 아닌 이상 그 블로그에는 많은 방문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웹검색이 '정보'를 찾는 여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성공한 블로그가 줄 수 있는 매력은 그것이 가진 '정보'가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끔은 정보보다는 인맥에 주력하는 블로거도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친구'만으로 천명이나 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순 없을 것이다. 우리의 인터넷 이용은 '정'이라는 요소보다는 '이익'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그렇게나 많은 친구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없을뿐더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그 유익한 정보를 꾸준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가능할 수 있는 상황, 즉 열정이다. 블로그 운영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그 블로그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꽤나 높아진다. 모든 열정적인 블로거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열정적인 블로거여야 성공한다는 명제는 들어맞으니까. 심지어 제품을 홍보하는 블로그조차도 홍보에의 열정이 사그라들면 결국 폐쇄의 길을 걷는다.

나는 무엇에 열정을 품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근래에 내가 가장 큰 열정을 바친 것은 순정이었다. 약 2년간의 순정. 그러나 그것이 여러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지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나의 사랑에 대한 표현의 열정은 부족했음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그리고 웹상으로도. 아마도 그것에 대해서 나중에 그럴듯한 소설이라도 하나 쓸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 약간 논외의 이야기지만, 이누도 잇신 감독을 비롯해서 어떤 표현수단을 가지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사랑에 대한 생각을 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열정의 표현이다. 막연히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사랑이야기는 실패하게 되어있다.

그 사랑을 제외하면 내가 가장 열정을 품었던 분야는 사진이었다. 지금도 열정이 없다고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나는 이것을 지속적으로 내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 방황하고 있다.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2004년경 사진을 접하고 사진이라는 예술이 가질 수 있는 명료함과 모호함에 반해버렸다. 무엇보다도 사진기가 보여주는 효율성, 마치 총을 쏘는 것과 같이 한 순간을 쉽게 나의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내가 사진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가 됐다. 한참을 고심해서 흐릿한 글을 쓸 수 있는 것과 달리 사진은 시각이미지이기 때문에 아주 쉽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든 회의, 그리고 사진을 찍는 일을 어떻게 지속해야되느냐의 문제는 내 열정을 소진시켜고 있다.

그 외의 여러가지 것들. 음악, 영화, 문학, 여행 뭐 여러가지 일들. 나는 모두 좋아하지만 열정을 느끼고 있진 못하다. 2004년 사진기를 쥐었을 때처럼, 2008년 그 사람을 봤을 때처럼 나를 불타오르게 만들 그 무언가를 나는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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