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을 처음 알게된 건 프루스트의 <스완의 사랑>에서 이 곡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곡이라고 명시적으로 등장하진 않지만,,, 딱 이 곡일수 밖에 없다. 

프루스트의 이 악장에 대한 표현은 아주 딱 정확히 이그잭틀리 이 곡이 인상과 부합하고, 또한 이 곡에 대한 내 인상을 결정지었다.

<스완의 사랑>은 <잃어버린..>의 주인공 옆집에 살고 있는 아저씨의 과거를 그리고 있다.

제법 잘나가는 미술평론가 스완씨는 그야말로 사회 상류층에 속해 있었는데, 오데뜨라는 하류계층 아가씨한테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느낀다.

스완씨가 오데뜨에게 받는 인상은 피에타와 바로 프랑크의 이 악장을 통해서 구축되는데,

오데뜨의 거짓말이나 속물성에도 불구하고 스완씨는 바로 그 과정을 통해서 사랑에 코가 꿰어버린다. 


뭐 소설을 떠나서 이 악장은 매우 아름답고, 너무 로맨틱하지 않은가. 

나는 코간의 연주를 많이 듣지만, 지메르만의 이 연주는 너무 청순해서 요즘같이 만연한 봄에는 이 연주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낸다.


이 악장은 <스완의 사랑>임과 동시에 내 사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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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학교의 유일한 장점!!

부활절 휴가를 맞아서 친구와 경주를 다녀왔다.

사실 혼자 다녀오려고 했는데, 경주게스트하우스에 예약하다가 삘받아서 친구를 불렀는데,

아주 쿨하게 오케이! 해서 의리있게 둘이서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의리있게 중간에 한밤중에 친구 한명이 더 오게 되어서 셋이서 아주 김보성한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막 서울에는 꽃이 피기 일주일 전이었는데, 경주는 막 꽃이 피어오르는 시점이었다.

아주 좋더라.

하늘도 탁 트이고 공기도 좋고, 무엇보다도 사람들 인심이 너무 좋았다.

양반동네라 그런가..


*



-황남빵! 그러나 술안주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황남빵에 막걸리.. 굿!



-이때 서울은 한참 추워서 집에서 깔깔이입고 자던 때였다.



-보문단지, 불륜의 성지!



보문단지



-얼마전에 역시봤을 때 나온, 모전사... 무슨 석탑!! 아 벌써 까먹다니..ㅋㅋ



-황룡사지. 금당에 본존불을 모셔둔 자린데, 저 기단을 보면 얼마나 큰 본존불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황룡사지, 9층목탑 자리였을듯.



-황룡사지, 엄청 탁트였다.

몽골애들이 이 절을 불태웠을 때의 마음을 한번 생각해본다. 추체험?



-첨성대, 근데 솔직히 저기에 올라간다고 별이 잘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좀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올라가는 방식이 이상해 ㅡㅡ;



-대릉원 옆 벚꽃들.



-그곳에 가면.. 자전거는 타지 마세요. 자전거가 넘어지면 몸이 앞으로 기웁니다, 그리고...



-대릉원 옆 돌담길. 이뻤다.



-반월성. 흐드러지게 벚꽃이 피어있었다. 거듭 말하지만, 서울에서는 한참 미칠듯이 추워서 눈이 내릴 지경이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도 있는데, 일단 그건 다음에:)




내게 경주는 꼭 가봐야할 곳이었다. 속초와 비슷하게.. 물론 그곳에 가도 뭐 별건 없지만, 그래도 사랑했던 사람의 고향에 한번쯤 가보곤 싶잖아.



 

사실 요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막 마음에 안 들고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내게 요조의 노래는 너무 기능적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그냥 알콩달콩한 노래 듣고 싶을 때 딱, 요조의 노래는 딱 거기까지였다.

그러므로 이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앨범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제목인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 였더라"를 본 후 나는 내심 이 앨범도 그냥 귀염귀염하게 부르는 노래겠지, 뭐 끽해야 일상적이고 친근한 감성을 일깨우기 위한 작업이겠지, 이렇게 생각하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올 가을까지만 해도 요조는 내게 딱 그 정도였다.

그러나 트위터에서 이 노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를 접하고 나는 충격에 빠졌다. 아니, 요조에게 이런 노래가 있다니. 사운드도 꽤나 괜찮고 말이지. 아니, 이상순? ..그 이상순 말인가? 요조는 싫어하겠지만 나는 자연스레 옛 연인 이상순과 요조의 연애를 떠올리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대로) 이 앨범을 이해하게 되었다.

 

음, 이 노래는 두 대의 어쿠스틱 기타와 남과 여의 목소리가 있고, 그것들의 조화가 있고, 조화를 가능케하는 마법같은 감정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니 나는 음과 가사 저편에 있는 그 감정들과 기억들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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