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주의자란 무엇을 뜻하는가. 혹은 과거로의 회귀를 꾀하는 인간정신은 무엇인가?
우리는 브람스를 두고 복고주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프로코피에프의 고전교향곡의 훌륭함이 과거로의 회귀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부르디외는 문화자본에 대한 언급에서 정통문화, 특히 클래식에서의 정통에 관한 문제를 다룬바 있다.
문화자본에 있어서 스스로에의 의식에 경도된 자의 예술관은 형식에 점점 모든 가치를 집중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그의 예술은 점점 실제와 멀어지게 된다.

La Valse, 왈츠곡은 단순히 라벨의 향수에서 나온 곡은 아니다.
아방가르드의 대가였던 라벨의 이 곡은 과거의 형식과 과거의 정신에 보내는 추도사와도 같다.
라벨이 이 음악에서 보여주는 세련됨, 형식의 능수능란함에 현혹되어 그것을 라벨의 향수로 해석하는 점은 옳지 않다.
중요한 것은 라벨이 낡은 형식의 새로운 표현, 낡은 형식을 (부숴서) 마음대로 부리며 보여주는
"그것이 이미 죽었다"는 그 선고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이미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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