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40주년 기념 리마스터링 앨범을 구해서 한참 듣고 있는데,

마지막(에서 두번째지만 마지막인 거 같은) 앨범 Innuendo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트랙, 비쥬에 필이 팍팍 꽂힌다. 

생각해보니 옛날에 들었던 이누엔도 앨범은 앞인가 뒤인가 1/3가량이 편집된 버젼이었는지 리마스터링 앨범에 실린 비쥬는 조금 더 길고 브라이언 메이의 독주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 노래는 약간 특이한 구성을 띄고 있는데, 우선 보컬과 기타로만 곡이 채워져있고 기타가 앞뒤에 위치하고 간주 부분에 짤막하게 보컬이 나오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보컬은 아주 짧지만 절절하다. 영원할 것을 약속하지만 그게 기쁨의 언약이 아니라 작별을, 아주 긴 작별을 목전에 둔 언약이라는게...

짧은 노랫말들을 혼자 이렇게 저렇게 짜맞추며 생각을 해본다. 






"그대와 나, 우린 남은 인생을 함께 하며 남은 날들을 연인처럼 보낼 운명이네. 

당신도 같은 생각일거야. 

영원히, 오(Yeah), 영원토록. 나의 보석이여."

You and me we are destined you'll agree 
To spend the rest of our lives with each other 
The rest of our days like two lovers 
For ever 
Yeah 
For ever 
My bijou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실은 아니지만, 비쥬는 프레디 머큐리의 고양이 이름이기도 하다. 이누엔도에 있는 들라일라는 대놓고 자기 고양이 노래)

감미롭다. 그러니까 사전을 보면 감미롭다는 말은 달콤한 맛이 난다는 한자어인데, 재미있는 건 감미롭다는 말이 달콤하다는 말보다 더 달콤하지 않나. 정확히 표현에 있어서 등치는 아니라는 거지. 이 음반은 제목 그대로 로맨틱한 클라리넷 연주를 보여준다. 아저씨 얼굴은 별로 안 로맨틱하지만… 이상하게 클라리넷 소리는 별로 기억이 안 나서, 이 음반을 들으면 아니 클라리넷이 이런 소리였나? 이런 생각이 든다. 와인 한 잔 따라놓고 촛불켜놓고 같이 들으면 강령의식하기 좋은 분위기… 가 아니라 정말 많이 달콤한 곡들만 담겨있다.


담겨있는 곡들은 대충 보자면,

드뷔시 "la ille aux cheveux de lin"

드뷔시 "arabesques"

에릭 사티 "Gymnopedie" 

쌩쌍 "Romance" "Le cygne"

슈만 "Fantasiestucke", "Three Romances"

제럴드 핀치 "Romance from five Bagatelles", "Greensleeves"

등등이다.

드뷔시 에릭 사티 쌩쌍듣다가 너무 달달해서 물마셨다. 으히.



 

오늘은 데미언 라이스, 쌀형님의 노래를 듣는다. 사실 평소엔 슬픈 노래를 듣지 않는다. 하물며 슬픈 넘어서서 우울하기까지 쌀형님의 노래는 평소에는 듣기에 부담이 된다. 그러나 조금은 울적한 일요일밤이라면, 월요일 아침을 기다리는 밤이라면, 조금은 슬프고 지쳐서 예민해져 있는 마음이라면 쌀형님의 노래는 너무도 촉촉하게 마음을 적신다. 많은 사람이 그런 것처럼 역시 영화로 그를 접했다. 클로져와 그의 노래, 그리고 그의 삶, 그리고 나아가 나, 아니 우리의 삶은 이별과 아픔이라는 측면에서 너무나 닮아있다. 이 노래는 어쩌면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보편적인 노래인지도 모르겠다. 쌀형님은 먹고 연애 하고 계신지. 당신은 먹고 공부 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안녕들 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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