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학교의 유일한 장점!!

부활절 휴가를 맞아서 친구와 경주를 다녀왔다.

사실 혼자 다녀오려고 했는데, 경주게스트하우스에 예약하다가 삘받아서 친구를 불렀는데,

아주 쿨하게 오케이! 해서 의리있게 둘이서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의리있게 중간에 한밤중에 친구 한명이 더 오게 되어서 셋이서 아주 김보성한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막 서울에는 꽃이 피기 일주일 전이었는데, 경주는 막 꽃이 피어오르는 시점이었다.

아주 좋더라.

하늘도 탁 트이고 공기도 좋고, 무엇보다도 사람들 인심이 너무 좋았다.

양반동네라 그런가..


*



-황남빵! 그러나 술안주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황남빵에 막걸리.. 굿!



-이때 서울은 한참 추워서 집에서 깔깔이입고 자던 때였다.



-보문단지, 불륜의 성지!



보문단지



-얼마전에 역시봤을 때 나온, 모전사... 무슨 석탑!! 아 벌써 까먹다니..ㅋㅋ



-황룡사지. 금당에 본존불을 모셔둔 자린데, 저 기단을 보면 얼마나 큰 본존불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황룡사지, 9층목탑 자리였을듯.



-황룡사지, 엄청 탁트였다.

몽골애들이 이 절을 불태웠을 때의 마음을 한번 생각해본다. 추체험?



-첨성대, 근데 솔직히 저기에 올라간다고 별이 잘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좀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올라가는 방식이 이상해 ㅡㅡ;



-대릉원 옆 벚꽃들.



-그곳에 가면.. 자전거는 타지 마세요. 자전거가 넘어지면 몸이 앞으로 기웁니다, 그리고...



-대릉원 옆 돌담길. 이뻤다.



-반월성. 흐드러지게 벚꽃이 피어있었다. 거듭 말하지만, 서울에서는 한참 미칠듯이 추워서 눈이 내릴 지경이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도 있는데, 일단 그건 다음에:)




내게 경주는 꼭 가봐야할 곳이었다. 속초와 비슷하게.. 물론 그곳에 가도 뭐 별건 없지만, 그래도 사랑했던 사람의 고향에 한번쯤 가보곤 싶잖아.




인도다녀온 후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리라....마음먹었지만 지연되는 아르바이트 복직과 병으로 인해 결국 학교에 가기 전까지 안산에 쭉 머물게 되었다. 안산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4살인가 5살부터 스물까지 떠난 적 없이 지내온, 한마디로 난 안산토박이지만 학창시절에는 피씨방과 노래방, 오락실 이런 곳밖에 가본 적이 없어서;;;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든 자의식강한 비참한 고독남의 취향에 걸맞는 장소를 잘 알지 못했다. 실은 안산은 혼자서 생각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낸다거나, 뭔가 영화나 연극, 혹은 공연을 관람하기엔 조금 힘든 환경이다. 다만 그냥 술마시며 놀기에 좋다..(그것도 어찌보면 학교주변이나 신촌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다...)

요새는 집이 하도 더워서 혼자 까페에 가서 포토샵을 하곤 하는데 최근에 괜찮은 까페를 하나 발견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음, 실은 지금 이 글 역시도 그 까페에서 쓰는 거라 조금 이상한 느낌이긴 한데, 여튼 소개하자면 이 까페의 이름은 "커피볶는칼디"이다. 이 이름의 유래는 커피를 발견한 케냐의 소년의 이름에서 따온 거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커피맛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까페주인이 직접 커피를 공수해서 로스팅룸에서 볶는다고 하는데 꽤 괜찮은 느낌이다. 나는 커피맛의 포인트는 얼마나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우러나오는 가에 두고 있는데 내 주관적인 느낌에서는 스타벅스보다는 나은 것 같고 커피빈과 비슷한 것 같다. 아메리카노 한잔이 4000원으로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무려 한잔을 리필해주기 때문에 나처럼 오랫동안 까페에서 시간을 때우면서 글을 쓰거나 뭔가 작업을 해야하는 입장에서는 꽤나 괜찮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커피를 연달아 두잔 마시면 카페인 과다복용에 다른 후유증이 (내게는) 오긴 한다만...ㅋㅋ하도 심심한 요새는 그것을 즐기고 있다.;;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한 맛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꽤 깔끔한 편이고 창가에 앉으면 중앙동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호사(?)를 즐길 수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바로는 한시간에 5천원씩 커피강좌를 연다고 하니 커피에 관심있는 인물이라면 수강하는 것도 괜찮은 듯 싶다. 이미지를 넣으려고 했는데 웹에서 검색이 안 되는 관계로 다음기회에 직접 촬영해서 넣도록 하겠다.

다음 소개하고 싶은 곳은 영화관. 고잔신도시의 중간정도에 시청에서 쭉 이어지는 대로변 한쪽에 프리머스 영화관이 있었다. 이중할인이 가능해서 평일 심야에는 무려 1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몇년 전에 제대 후 안산에서 알바하면서 지낼 때는 정말 혼자 많이도 다녔더랬다. 정말 조용하고 영화보기 좋은 환경이었는데 역시나, 그 한산함으로 인해(사람들이 많이 들지 않았다는 거니까) 프리머스에서 포기해버렸다. 안산 CGV도 그런식으로 망한 적이 있는데 고잔신도시의 그 한산함을 이겨내기란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여튼 그런식으로 극장은 2년정도 방치되어 있다가 최근 씨너스의 투자로 다시 되살아나게 되었다.(나중에 알아보니 씨너스가 인수한 이후 문을 닫은 모양이다.) 프리머스나 씨너스나 아주 메이저 극장체인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씨너스는 그래도 이수같은 곳에선 꽤 괜찮은 영화선택을 보여주기도 했고 운영마인드도 좋은 것 같아서 긍정적이라고 봤는데 어제 인셉션을 보러 갔을 때 정말 감동하고 말았다. 정말 삐까번쩍하다. 특히나 극장이 위치한 곳이 신도시 상업블록의 끝자락이어서 탁트인 야경을 볼 수 있는 라운지가 있는데 조명선택을 잘해놔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정말 '그럴 듯 하다.' 교통편이 좀 불편한 편이지만 안산에서 데이트의 마지막 코스로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사람도 적고 조용한 데다가 새로 개장한 후에는 나름 까페테리아도 있어서 영화관람과 담소를 나누기엔 정말 좋은 느낌이다. 영화관 내부도 깔끔하고 의자가 약간 높은 느낌이 있긴 하지만 뒤로 젖혀져서 안락한 자세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CGV나 메가박스를 내가 가장 혐오하는 이유인 영화 시작전 광고 개떡칠이 없어서 난 너무나 좋았다. 아, 정말 안산에 씨너스같은 개념극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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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Camera Lucida출사 참여를 위해서 오랜만에 청계천에 가게 되었다.

실은 청계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뭐 사진을 위해서 한번은 가볼만한 것 같긴 하다.

야경을 찍으러 갔는데 생각보다 어두워서 삼각대 등 광원확보를 위한 대비를 해놓는 게 좋을 듯 싶다.

또 사진에서 많은 부분을 레이져쇼에서 건질 수 있었는데 그런 행사가 있는 시간을 잘 골라가는 게

성공적인 청계천 출사의 요소인 듯 싶다.


*
삼각대를 빌려서 찍은 사진 하나, 망한 사진;;

청계천에서 올려다본 종로

*




왠지 약간 나이트느낌이 나던 레이져쇼


*





레이져쇼,
청계천 줄기 중간에 세워놓은 분수에서 뿜어내는 분무상태의 물에다가 레이져를 쏴서 나름의 주제를 표현했다.

*




물줄기에 대고 장난질

*
광화문 길가에서 아저씨가 팔던 외계구름
은 아니고 구름사탕같은데 묘한 느낌이었다.

*
박정희가 좋아했다는 이순신 장군


서울의 도심을 보다 더 테마있게 바꾼다고 많은 공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왜 우리는 도시의 경관을 바꾸는 걸까?

그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바뀐 많은 거리들이 보기엔 깔끔하고 구불구불거리지 않으니까 편해보일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우리의 삶과 괴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와 공원은 다른 개념이어야한다. 공원이 삶에서 휴식, 여가와 관련되어 있다면 거리는 통행, 우리네 일하는 날들, 일상과 보다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는데 지금 서울의 조경공사들이 추진하는 목표는 거리를 공원으로 바꾸는 것에 주안점을 둔 게 아닌가 싶다.

또 청계천을 지나서 광화문광장을 지날 때 서울의 조경사업의 방향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는데

하루종일 물을 쏴대서 들어가기도 어려운(애들은 참 좋아하더만) 광장을 뭐하러 만들었을까.

차라리 광화문 앞 분수라고 만드는 게..

도시의 경관은 보기좋은 데서 그 역할을 마치는 게 아닌 것 같다.

물론 깔끔하고 편한 걸 좋아하지만, 거기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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