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찬스를 빌어 클래식 공연을 다녀왔다. 사실 거진 클래식 공연만 가지만…

그간 독주회나 실내악만 연이어 가서 교향곡을 들으러 간 건 오래만이라 조금은 기대되는 마음.

특히 교향악축제는 국내에 있는 악단들이 총출동하는 행사라 연습도 공연의 질도 꽤 괜찮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엔 역시나 서울시향을 가려고 했는데 실패하고, 이번엔 코리안심포니 공연을 보게 되었다. 


코리안심포니는 인지도있는 악단이지만, 호불호도 많이 갈리는 단체가 아닌가 싶다. 

음악감독도 자주 바뀌는 시스템인데 그러다보니 서로 상반된 색깔을 가진 지휘자들이 거쳐갔고 

또 시립들에 비하면 좀 후원에 목마른 악단이라, 사공이 좀 많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다른 악단에 비하면 꽤 많은 연주일정을 소화하는 중이기도 해서 의미있는 악단이지만 클래식필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듯 싶다. 


12일 목요일은 날씨는 꽤 좋았지만 바람이 많이 불기도했고 목감기기운이 좀 올라오기도 해서 갈 길을 망설이다가 나섰다.

사람많고 비싼 곳을 싫어해서 강남은 좋아하지 않는데, 서초는 차는 많지만 사람은 많이 붐비는 거리가 아니라 다행이다. 

표를 받으러 일단 연주실,기획사들이 많이 있는 동네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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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가 은근히 있는 편이다. 

표를 받고 간단하게 사례를 드리고 밥을 먹으러 나섰다. 

리아데이라고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나 먹어볼 생각으로 남부터미널까지 걸어갔는데 햄버거 매진…

그래서 오랜만에 꽁보리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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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고심해서 들어간 집인데, 오 의외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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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까지 시간이 남아서

최근에 생겼지만 꽤 유명한 카페 Prefer 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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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 이후라 사람이 적은데 일과시간 중에는 상당히 사람이 많은 편. 

커피가 맛있는데 싸다. 맛있는 빵이 준비되어 있다. 내부가 밝고 이쁘다. 화장실이 끝내준다. 

좋은 카페일 수밖에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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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래쫄래 예술의 전당으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출연>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정치용         
피아노 김태형 
     
 
[프로그램]

  

이영조 
Lee Youngjo 

슈만  
R. Schumann
  

 
스크리아빈 
A. Scriabin

여명 (黎明)
Glory of Dawning for Orchestra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54 
Piano Concerto in a minor, Op.54
 
교향곡 제2번 c단조 Op.29
Symphony No.2 in c minor, Op.29



평을 하자면, (평을 할 실력은 없다)

원로 작곡가 이영조의 여명은 한국곡을 많이 다루겠다는 정치용 지휘자의 의지에 따라 다뤄진 것 같다. 곡이 끝나고 이영조 작곡가도 앞에서 같이 갈채를 받더라. 동양의 아침에 대한 모티브와 꽹과리 리듬을 어우러지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곡이라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협연자인 김태형 피아니스트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연주였다. 경쾌하고 발랄한 연주였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와의 조합은 조금 미묘했다. 샐러드에 춘장비벼먹는 느낌?!

스크리아빈은 잘 듣기 힘든 레퍼토리라 신선했다. 정치용 지휘자는 튀지 않게 보수적으로 연주하는 스타일같았다. 익숙하지 않은 곡이지만 끝까지 이끌고 갔고, 금관쪽은 삑사리가 좀 났다. 

앵콜을 꽤 긴 곡을 준비했는데, 하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였다. 슈만이나 스크리아빈보다 더 익숙한 레퍼토리라 그런가 연주는 이게 제일 낫더라.


굳이 개평을 했지만 그래도 맨날 집구석에서 듣다가 오랜만에 가서 본 교향악이라 그런지 좋았다.

스크리아빈이라, 신선하잖아.

안산에 외국인들이 많이 산 게 하루이틀일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점은 상록구쪽에도 점점 외국인 인구가 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한국사람들이 살기 힘든 곳이면 외국인들도 살기 힘들기 마련이니까,.. 상록구에 있는 주택쪽으로 많이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에리카 주변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살기 시작했는데, 그들로 인한 단적인 변화는 외국인들을 위한 식료품점, 밥집들이 생겨나는 게 아닌가 싶다.

대학생들을 위한 싼 밥집과 술집들이 있던 골목에 키릴 문자로 쓰여진 간판이 생겨나고 낯선 언어와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로, 



이쪽 부근에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 같다.


각설하고, 난 외국음식을 좋아하는 편이고 특히 요즘 러시아 음식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으니까

지난 번에는 기회가 생겨서 러시아 음식점에 가보게 되었다. 

가게 이름은 임페리아, 안산역쪽에도 임페리아라는 곳이 있던데 거기랑 체인인지는 모르겠다. 

워낙 이름들을 비슷하게 써서 (사마르칸티 라든지,,)

chaihona는 우즈벡집들이 많이 이름으로 쓰고 있는 단어인데 찾아보니, (정확하진 않지만) tea-house 라는 뜻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들어가보니

보드카국에선 보드카가 tea입니다..?!

보다는

이것저것 슈퍼처럼 파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여기는 밥집이면서 찻집, 슈퍼, 술집이기도 한 셈이다.

보드카 종류가 참 많아서 신기했다. 

담엔 뭐가 남바완 보드카인지 물어봐서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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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도 많이 팔고 있다. 

맛나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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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메뉴를 시작하기 전에 그리스식 샐러드로 시작

7천원에 치즈도 많고 꽤 훌륭했음

가정식 라그만

찾아보니 우즈벡 음식에 라그만은 저런 면이고, 볶아서 먹는 것도 있고 저렇게 국물내서 먹는 것도 있고 다양하게 먹는 것 같더라.

국물맛이 끝내줬는데, 고기+토마토 국물이 아주 진국이었다.

그리고 특히나 좋았던 포인트는 고기와 토마토의 감칠맛에 고수를 얹으니 맛이 굉장했다.

고수를 아주 잘 먹는 편은 아닌데, 저 국물에 고수를 얹으니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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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에 찍어먹어도 맛있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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쁠롭

쏘쏘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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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쉴릭도 먹었는데 ㅡ; 막 먹다보니 사진을 못 찍었다. 

샤실릭하고 같이 먹으라고 토마토 양파를 주더라.

괜찮은 서비스인듯. 


고려인들이 많은 곳에서의 러시아 음식은 결국 우즈벡식으로 먹게 되는데,

뭐 비슷하겠지만 아주 러시아식으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절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카 앞 임페리아는 좋았던 점이

1. 깔끔 & 친절 (한국말은 모르셨다)

사실 저런 외국음식점은 누굴 데려가기 무서운게 음침하고 청결하지 않은 집이 적지 않아서…

2. 가격이 저렴한 편

이었다. 외국음식점들이 보통 한국인들이 많이 들면 가격이 오르는데, 여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었다.


춥고 배에 기름칠하고 싶을 때 가면 좋은 집이 아닌가 싶다. 

다음번엔 우즈벡 국물에 빵도 먹어보고 보드카를 한 잔 해봐야겠다.

안산은 꽤 큰 도시지만, 양식을 먹으려고 하면 사실 선택지가 좀 좁다.

물론 파스타집은 꽤 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시킨 메뉴와 요리가 일치하는 곳은 드물다고 본다.

저렴하게 파스타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지만 집에서 파스타를 좀 해먹다 보니까 나가서 먹는 양식은 제값을 내고 내가 시킨 메뉴의 맛을 느끼고 싶었다.

그럴 때 안산 어디에서 양식을 먹어야 하나…


라고 입맛 좀 까다로운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중앙동에 포크너라는 가게가 생겼다고 했다. 

사실 그 가게는 구면은 아니었다. 

대동서적을 가다가 담배들 많이 피는 태화부대찌개집 골목길 한켠에 어울리지 않게 통유리로 된 가게가 생긴 걸 본 적이 있었다. 

여기에 이런 가게가 있네, 라고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어느 금요일 저녁에 양식을 먹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곳이 파스타집이고 먹을만 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찾아간 Folkner



간판 괜찮고

약간 뒷골목스러운데, 그래도 가게분위기는 좋다

살짝 늦은 시간에 갔는데도 대기시간이 있었다. 

사람 많은 시간에는 예약이 필수인듯 하다. 


메뉴와 기본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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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이 보인다.

톨보이스피커랑 데논 앰프가 탐남 ㅋㅋ

봉골레는 봉골레답게.

스테이크 리조또. 

같이 올려준 바질 페스토가 아주 맛있었다. 

바질 페스토 아주 오랜만에 먹음.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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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라자냐.

괜춘했다. 라자냐답게 나온다.

라자냐도 라자냐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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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이 크지 않아서 사람이 차도 시끄럽지 않고 테이블도 널찍하고 조명도 좋아서 커플과 소개팅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중앙동에서 소개팅하면 이만한 장소도 없을 것 같다.

장소도 장소거니와 요리가 이름답게 나와서 너무 좋았다. 

추천한다. 안산, 특히 중앙동에서는 이만한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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