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구입한 pen-ee3의 첫롤을 이제야 현상했다.
11월 정도에 산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략 9개월 정도 걸린 셈이다.
사실 이게 두번째 롤인데 첫롤은 필름을 잘못 끼워서 한장도 건지지 못했다.
그것도 몇개월 걸렸는데 하나도 찍히지 않았다는 소리를 들으니 어찌나 맥이 빠지던지..
그래서 두번째롤은 그냥 손이 갈때만 찍어왔더니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동호회같은데서 하프카메라는 현상하고나면 봄여름가을겨울 사철을 전부 담는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필름을 찾으면서 공감하게 되었다.

..

*
첫 방
*
늦가을,
나는 긴 사랑을 작정했다.
*
*
*
*
*
길고 길었던 겨울
*
*
*
시간이 간다.
느린 발걸음으로
*
*
잠깐 찾아온 봄,
흩날리는 꽃, 계단을 싫어하는 아이, 경사로, 다산관 5층, 세상에서 제일 예쁜 흰 차
그 목소리
*
눈물흘리는 밤
*
떠나고 싶었다.
*
*
다시 학교로.
아직 난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
암중모색
주여, 제게 빛을 주소서
저를 살리소서



-필름은 centuria100


무언가에 홀려서 뛰쳐다녔구나.
깊고 무거운 발걸음이 사방팔방에 흩어져있다.
잠깐 멈춰서 생각하고 또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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