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닭같은 분이 본인 깜냥에 안 되는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하고, 요즘은 날씨가 참 좋다.

낮에는 너무 환상적으로 포근하고, 누군가 만나는 저녁에는 꽤나 쌀쌀한 그런 날씨. 

학교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이런 날씨에는 자꾸 학교가 생각난다. 

새학기고 해서 이쁘게 입고 놀러가면 밤이면 너무나도 쌀쌀해지지만, 그래도 좋은 그런 날씨 말이다. 

몇년 전이더라, 이제 한 7~8년 정도는 될텐데 나에게는 봄 아지랑이가 몰려들 때면 듣는 음악이 있다. 

꼭 봄공기를 폐부 끝까지 불어넣으면서 듣는 음악.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까지 볼륨을 올리고 혼자 가슴 두근두근하며 듣는 음악. 


하하, 이렇게 써놓고 막상 곡명을 쓰자니 괜히 쓸데없이 쑥스러워진다. 

별 건 아니고 브람스 1번 교향곡이다. 

4악장, 그리고 첼리비다케 영감의 느린 지휘로. 

처음 이 곡이 마음에 들어올 때가 기억난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운동장을 걷고 있었는데, 호른 소리와 팀파니의 두그두그두그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던 마음이 있었다. 

그러니까, 봄이 오는 소리인가보다. 

유치하고 부끄럽지만 내게는 봄이 오는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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