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가기 위해 그 거리를 휘청거리고 지나간 게 불과 몇시간 전이란 게 믿기지 않는 아침.
나는 내가 자고 있던 그 시간에 베토벤이 밤을 지새워 발트슈타인 소나타를 준비하는 광경을 상상했다.
베토벤이 정확히 몇시에 이 곡을 완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곡의 완벽한 고전미는 베토벤이 밤을 지새고 아 이제 다 했다 하면서 기지개를 펼 때
하늘이 마침 뜨는 찬란한 아침의 태양으로 축복할 만한 것이어서,
나는 굳이 이 곡이 탄생한 시간이 내가 잠들어있던 한밤중과 새벽의 사이라고 주장한다.
내가 슬픔에 지쳐 잠들어있는 동안 어느 구석에서 세계는 치밀하게 태양을 띄워올릴 모의를 한다.

해는 떠오르고 도시의 하늘은 금빛으로 불타오른다.
피아니시모!


(사진출처 : http://www.viennaaustria.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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