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상하게도 저번 발트슈타인 소나타를 듣고 감격에 들은 아침 이후에 쭉 건강이 좋지 않았다.
사실 (내가 남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땐) 조금 병약한 편이라서 이런저런 잡병에 많이 시달리곤 하는데
모든 병중에서 나를 가장 골치아프게 하는 건 알러지와 함께 찾아오는 비염이다.
안그래도 요새 안구건조증도 심해서 힘든데 비염까지 오니 정신을 못차리는 날들이 계속 되었다.
지금도 다시 괜찮아졌다고 보긴 힘들지만.
몸살기운까지 있어서 허리도 쿡쿡 쑤시는게 요 몇일간은 내가 정말 늙었나 싶었다.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져서 근래에 나를 괴롭게 하는 일들에 심적으로 크게 압박을 받아서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든 날들이 계속되었다.

뭔가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도저히 전할 수가 없다. 이렇게 약해진 상태에서는.
제발 좀 알아차렸음 좋겠지만 왠지 그 대상은 그런 능력까지는 없는 모양이어서 좀 실망스럽다...
나도 힘들어.

요새 낙이 있다면 정말 음악듣는 거 그거 딱 하나뿐이다.
오늘 아침엔 유난히 푸가의 기법이 잘 들렸는데 아, 정말 살짝 행복했다.
정말 간만에 살짝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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