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사항은 네이버를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 그냥 감상평만 적고자 한다.

전람회의 그림은 음악이 인간의 정서를 얼마나 잘 표현하고 그것을 다스리는 지 보여주고 있다.
무소르그스키는 소품 하나하나를 통해 그것에 해당하는 인생의 한 단편을 그려내고 있는데
그 표현의 호소력이 너무 뛰어나서 듣다보면 음향과 그것을 만들어내는 피아니스트, 그리고 작곡가와 만나는 느낌이 들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이 곡은 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호소력이 아주 강한 곡이다. 아주 매력적인 곡이란 말이다.
두번째 곡부터 딴 생각할 틈 없이 우리는 무소르그스키가 제시하는 풍경 속을 여행하기 시작한다.

중세의 오래된 성, 한적한 러시아의 벌판, 궁전, 기기묘묘한 사람들이 나타났다가 마치 안개속으로 사라지듯 멀어진다.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을 타고 한참을 움직이던 우리는 기어이 러시아의 고도 키에프의 대문으로 들어가는데
그 성은 아주 웅장하고 마치 개선하는 것마냥 밝은 날에 환희만이 가득하다. 그것을 보기 위해,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소르그스키의 길고긴 여행에 동참한 셈이다. 마치 몇일동안 산과 들을 넘어 도착한 라닥처럼 그것은 반짝반짝 빛난다.

여행의 막바지에서 청자가 느끼는 그 느낌을 카타르시스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한껏 울고 운 것처럼 마지막 곡의 경쾌한 타건은 먹먹한 가슴을 뻥 뚫어버린다.
무언가 맺혀있던 것이 박살나고 청자는 마치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나온 것 같은 느낌에 휩싸인다.
전람회의 그림이 천착한 '효과'는 다음 세기의 시각예술들이 보여주는 '효과'를 앞서 보여주고 있다.
원래 그림이었던 것이 음악이 되고 그 속에서 영화가 탄생하는 위대한 여정이랄까.

Modest Mussorgsky (1839-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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