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자우림 4집을 듣는다. 곤궁했지만 더 곤궁했던 고딩시절에 샀던 몇 안 되는 CD앨범. 

독서실에서 매번 돌리고 또 돌렸던 것 같다. 이 앨범이 나올 때가 2002년이었는데 수능 전까지 열심히 독서실에 가다가 시험이 끝나고 자리에 둔 이 앨범을 찾으러 가니까 이미 누가 가져가고 없더라. 그 다음에는 자우림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접한 자우림 앨범이 되겠다.

고등학교 때 자우림을 좋아하던 친구들의 영향으로 난 자우림의 음악에 대해서 약간의 오해를 품고 있었다. 우리 동네가 촌동네여서 그런지는 조금 튀어보이고 싶어했던 애들은 김윤아를 일종의 위악으로 받아들였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김윤아의 튀는 행보가 그저 그런 위악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대학 초반 시절과 군대에 가기 직전까지 줄기차게 들었던 건 김윤아의 음악이었다. 오해를 풀게 된 게 바로 쓸만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가득차 있는 이 앨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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