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미국을 지배하는 세력인 갱단에 대한 고발이자, 국민의 안전과 자유에 대한 위협이 날로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무관심한 정부에 대한 고발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은 실제 사건을 재현한 것으로써, 정부에게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정부는 바로 당신의 정부이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1920년대, 금주법 시대의 시카고. 구시대의 마지막 갱 두목 루이 코스틸로(일명 빅 루이)가 살해된다. 그의 보디가드이자 오른팔인 토니 카몬테(일명 조 블랙)가 또다른 두목 자니 로보의 사주로 저지른 것이라는 혐의를 받지만 증거가 없다. 토니는 로보 밑에서 조직의 2인자 노릇을 하면서, 앞뒤 안 가리는 폭력으로 점차 세력을 확대해 나간다. 그에겐 유일하게 애정을 쏟는 여동생 체스카가 있으며, 보스 자니의 여자 포피에게 호감을 가진다.

 한편, 토니는 북쪽 지역 갱단의 밀주 상권까지 세력에 넣으면서, 때마침 휴대용 기관총까지 등장, 시카고는 온통 총격전이 난무하는 무법천지가 된다. 이러한 상황은 경찰을 사칭하고 상대편 갱 7명을 사살한 발렌타인 대학살 사건으로 절정을 이루는데." (출처 : 네이버 영화)

음, 우리 영화로 치면 공공의 적이랄까.
그러나 공공의 적이 사회악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수를 그린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 '적'에 대해 보다 치밀하게 그리고 적어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그려져 있다.
토니 카몬테는 아주 외로운 사람이다. 지나치게 마초적인 외면, 엄청난 소유욕의 뒤에는 미칠듯한 외로움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올라서고 싶고 가지고 싶고 어떤 것도 뺏기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상식을 초월해서 잔인해질 수 있고 머뭇거리는 적들을 향해 경기관총을 갈길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그는 결국 자기자신의 의심과 욕심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혼자남는다. 잠시나마 동생을 향해 오열하면서 인간적인 감정을 표출했지만(그나마도 아동적인 집착의 발로) 결국 혼자 살아남으려 비열하게 도망치려다가 경찰의 총알세례를 받고 쓰러지고 만다. 냉혹한 듯 하면서도 뭔가 우물쭈물거리는, 뭔가 말할 게 있는 거 같은데 말하기보다는 총을 당기는 마초의 모습이 너무나도 외로워 보였다.

그런 내용과 더불어 강한 명암을 이용해서 이 남자의 고뇌를 표현한 게 마음에 들었다. 강한 라이트에 약간 일그러진 마초의 얼굴 반쪽에 드리워진 그늘은 잔인한 갱들의 삶을 상징하는 듯 싶다.

그러나 저번에도 느낀 것이지만 과거 영화들은 검열의 영향과 시대의 도덕에서 부자유스러웠을게고 (어쩔 수 없이)절제된 표현으로 인해 심히 삼삼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좋게 말하면 담백한 건데, 저번 네이키드 시티 때처럼 초반에 엄청 졸아버렸다. 한 20분 정도를 졸았나 ㅠ-ㅠ. 근데 이런 영화들은 구성 또한 고전적이어서 중반 이후로는 눈을 뗄 수 없었다. 오히려 이런 절제된 표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다는게(CG로 떡칠하지 않아도) 대단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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