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달전이었으면 거품물고 뒤집힐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웃기지도 않네요. 역시 푹 쉰 효과가 있습니다.
영혼이 단단하고 날카롭게 갈린 느낌입니다. 부드러운 부분은 같이 잘려나갔나봅니다.
그래서 마지막을 장난질로 장식하려 합니다.
다음주부터 여러가지가 변할테니까...이 시간의 끝은 약간의 씁쓸함과 조롱섞인 웃음이 어울릴 거에요,
내 뻥과 진실을 섞어서 A에서 Z까지 쭉 늘어놓아볼게요.
이건 사람의 이니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내 마음대로입니다.

.
A-A는 온갖 핑계를 댔지만 단지 양심부족입니다. 피해다닌다고 애쓰지만 그 돌아다니는 길이 어딘지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B-B는 눈치가 빠릅니다. 혹은 상식적으로 생각한 걸수도 있고요. 너무도 상식적이라 감동했어요.
C-C는 정말 예뻤습니다.
D-D는 이래저래 방황하는 모습이 저랑 비슷하네요. 정이 갑니다.
E-E를 좋아했던 내 후배는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아 나를 나쁜 놈을 만들었었죠. E를 좋아해서 나를 딛고 올라섰죠.
F-F는 그 사람이 좋아했던 개 이름의 첫글자입니다.
G-G의 행복은 나의 불행입니다. 그래서 지금 꽤나 행복하겠네요.
H-H는 자기가 살기 위해 나를 저버렸습니다.
I-I는 꽤 착한 얘였는데 영악한 친구들을 만나 놀림만 당하고 자퇴했습니다.
J-J는 여태까지 본 사람중에 제일 괜찮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K-K를 나는 약간 의심하고 있었는데 그건 오해였습니다.
L-L은 예전에 좋아하던 사람의 이니셜이었는데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까먹었습니다.
M-M은 인기가 너무 많습니다.
N-N은 행복을 찾고 있는데 견디기 힘든가 봅니다.
O-O는 보고싶은 친구의 앞글자입니다. 보고싶다 임마,
P-P는 나의 말에 굉장히 당황했는데 그래서 나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Q-Q는 내가 빠져들었던 것의 OST를 부른 밴드명의 첫글자입니다.
R-R의 마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S-S는 그 사람이 타고 다니던 차 이름의 첫글자입니다. 많이 팔린 차라 매일같이 나를 괴롭히네요.
T-T는 나를 정말 미워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그렇게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처음이어서 기억에 남네요.
U-U는 굉장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나중에 잘 되겠죠?
W-W는 그 사람이 좋아하던 교수님이 가르치는 분야에서 아주 잘나가는 학자 성의 맨앞글자입니다. 세계체제론 아시나요?
X-X는 그 아이가 원래 속한 단과대학이 위치한 건물입니다.
Z-Z,내가 1년동안 살아온 영화의 주인공이름이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J여야하는데 일본사람이 감독이라 ㅅ발음에서 탁음으로 넘어가서 ㅈ로 가면서 Z라고 표시가 되었네요.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 떠나보내는 로맨스영화였어요. 이제, 끝입니다.

Y-이런 장난 속에 Y가 들어가있는 건 싫어할지도 모르겠네요. Y는 따뜻해요.


하나는 끝나고 하나는 시작이었으면 좋겠네요. 힘들지만 앞서의 것보다 더 열심히 잘 할래요.

' > 인생의 잔재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다메 칸타빌레 중에..  (0) 2009.08.23
야구팬들의 여신  (0) 2009.08.22
혼란한 정국을 살아가는 팁  (0) 2009.08.20
쇼핑 중 맥주 횡재  (0) 2009.08.07
카메라 잡는법  (0) 2009.07.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