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에는 심야영화를 보러 혼자 많이 나다녔던 거 같다.
집앞에 프리머스 영화관이 있었는데(한때 불었던 멀티플렉스붐으로 안산에는 인구규모에 안맞게 큰 영화관이 많다;)
어찌어찌하면 심야에 1500원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 영화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기 때문에 매일 이 길을 지나서 영화를 보러 다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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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작년에 찍은 것들인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이 사진들이 참 마음에 든다.
무슨 배짱으로 같은 컷을 계속 찍어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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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나는 이 길을 매일같이 지나다니진 않지만 오랫동안 봐온 입장에서, 이 좁은 길을 지날 때마다
과거의 나 자신과 그때 느꼈던 이 길의 모습과 특성이 지금의 나의 관점에선 조금씩 틀어지는 게 느껴진다.
사진에서도 노출 하나에 팍팍 느낌이 달라지는데, 만약 내가 이 길을 하루종일 찍는다면, 그땐 느낌이 어떨까.
혹은 내가 더 나이를 먹고 이곳에 오면
혹은...
이런 가능성들이 참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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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년 후
그리고 1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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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끝나지 않고..
내 목마름, 애달음은 여전하다..
0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