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3년 전에, 줄기차게 다니던 카페가 있었다. 취향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가고 싶은 카페는 우선 사람이 많지 않고, 채광이 좋아야하며, 적절한 커피값에 커피맛도 좋아야 한다. 커피 리필까지 있으면 금상 첨화.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카페 주인들이 싫어할 손놈 스타일이지만, 카페에서 혼자 죽치고 책보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그 땐, 이 까페의 이름이 달랐다. Cafe Gusto. 아마 안산에서 카페질 좀 해본 사람이라면 알 이름이리라. 신도시에선 꽤나 오래된 카페였고, 또 많이들 가는 까페였으니까. 여름과 겨울,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다니던 카페였지만, 이사를 하고 또 카페질할 시간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다니지 못했는데 어느날 지나가다보니 카페 이름이 바뀌어 있더라. 쫄보인지라 간판이 바뀐 카페에 들어가지 못 하고 도망치듯 발걸음을 옮겼던 기억이 있다. 


바뀐 이름은 fall black. 오랜만에 들어가보니 내부 인테리어는 바뀌었지만 아주 많이 바뀌진 않았다. 채광을 좋게 해주지만 겨울에는 추위의 원인이 되는 유리 창문도 변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없었는데, 가운데 이런 장이 생겼더라.

바는 모양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내게 반갑고 안심이 된 점은 커피맛이 동일하다는 점이었다. 메뉴를 보니 드립메뉴도 많이 생겼고. 아마  사장님은 같은데, 내부공사를 하고 체인점을 벗어나시는 식으로 리뉴얼하지 않았을까. 



많은 것이 바뀌어가는 계절이다. 
변해야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요즘 변하지 않는 것들에 마음을 두고 싶다. 커피맛이 변하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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